지난해 10월 15일부터 시작된 속초지역의 양미리 조업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 양미리가 끊길지 몰라 어민들이 걱정 속에 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동명항 양미리작업장. 북극발 한파가 한풀 꺾여서 그런지 양미리작업장은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그물에서 양미리를 떼어내는 여성 인력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그물에는 제법 많은 양의 양미리들이 걸려 있었다. 강추위로 국내 여성들이 작업을 기피하면서 일부 작업장은 태국 등의 외국인들이 양미리를 떼어내고 있었다.
이날 오전 조업상황이 괜찮은 편이어서 어민들은 오후까지 하루 위판량이 200통(통당 50kg)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전 위판가가 1통당 14만원대에 거래되는 등 어가도 높았다.
전날인 11일 작업에서는 3척이 60통의 양미리를 잡아 통당 13만2,000원~13만8,000원에 위판됐다. 예년 8만원대에 비해 높은 가격이었다.
양미리 어민들은 새해 들어 북극발 한파에 따른 궂은 날씨로 한동안 조업을 못 하다가 지난 10일부터 조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조업을 함께 해온 6척 중 3척이 어황 부진과 어가 하락을 이유로 지난 10일을 끝으로 조업을 중단하면서 현재는 3척만이 조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업을 중단한 한 선주는 “코로나19로 양미리축제가 취소되면서 소비가 줄어 어가가 내려간 데다 새해 들어서도 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아 조업을 포기했다”며 “이번 조업은 출어경비를 맞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현재 조업에 나서고 있는 3척의 어민들은 그나마 11일부터 양미리가 잡히고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언제 양미리 조업이 중단될지 몰라 걱정했다.
이진규 속초시양미리협회장은 “새해 들어서도 양미리가 안 잡혀 아예 조업을 중단할 생각이었는데 11일부터 어획량이 늘어나 당분간 계속 조업에 나설 생각”이라며 “하지만 양미리가 하루아침에 끊길 수도 있어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어 “앞으로 조업과정을 지켜보면서 양미리가 많이 안 나면 아예 조업을 접을 생각”이라며 “조업 초기인 지난해 10월 중하순만 해도 양미리가 거의 안 잡혔는데 12월부터 고기가 잡히면서 전년도 어황의 3분의 2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예년에는 하루 300통 이상 잡힐 때도 많았는데 올해는 그런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황이 부진했고, 코로나19로 소비도 위축돼 어가도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낮았다”며 “올해는 양미리가 많이 잡히는 풍어의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속초지역의 2020년 양미리 어획량은 610톤으로 2019년 877톤보다 267톤(30.4%) 감소했으며, 어획고는 11억6,000만원으로 2019년 15억7,000만원보다 4억1,000만원(26.1%) 줄어들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12일 오전 동명항 양미리작업장에서의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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