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에서 컴퓨터 수리 전문가로 불리는 김삼호(55) ‘삼호컴즈’ 대표가 최근 재 창업을 하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여념이 없다.
김 대표는 양양군청 기획감사실과 여성회관 등에서 7년 동안 일했던 공무직을 지난해 10월 그만두고 11월에 다시 본업인 컴퓨터 관련 회사를 창업해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는 양양읍 성내리 정아2차 아파트 상가에 새 둥지를 틀고 컴퓨터와 주변기기 판매·수리 외에도 인터넷쇼핑몰 전문회사도 차려 늦깎이 스타트 업에 들어갔다.
컴퓨터 수리 전문가로 후학 양성 힘써
김 대표가 코로나19와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뒤로하고 다시 창업에 나선 이유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본업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통해 지역사회의 경쟁력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일념 때문이다.
다시 컴퓨터 회사를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기관과 단체, 개인들의 격려 메시지가 이어져 행복하다는 그는 공정거래를 최선의 영업방침으로, 작은 부품 하나라도 친절하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삼호 대표의 늦깎이 창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장애라는 한계를 컴퓨터로 극복하면서 자신보더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해온 그의 삶의 역정 때문이다.
지체장애 3급인 그는 1990년 양양컴퓨터학원을 개업한 뒤 후학양성에 힘써오다, 1993년 아라컴퓨터라는 수리점을 차려 양양에서 컴퓨터 수리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김 대표는 선천성 소아마비로 왼쪽 다리가 불편한 가운데서도 온갖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며 컴퓨터 분야 전문가가 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지역에서 장애인들의 희망이 될 정도로 탄탄하게 기반을 다져 나갔다. 지난 2012년에는 자신의 컴퓨터 수리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컴퓨터 수리부문에 출전해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 어려운 이들 위해 뭔가 해야죠”
컴퓨터 수리 사업은 잘 됐지만, 그의 가슴 한편에는 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물음표가 달렸다. 그래서 1993년 양양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홀로섬이 한마음후원회’를 창립했고 소년소녀가장들을 발굴해 1대1 자매결연을 맺어 가족 이상으로 지속적인 후원에 나섰다.
지금까지 27년여 동안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사무국장 등을 맡아 홀로섬이를 이끌며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후원해 오고 있는 김 대표는 양양군청 사이클 선수인 영재와 그의 형 동재의 후견인으로 오랜 기간 가족의 인연을 맺어 성장시키며 진한 감동을 더했다.
특히, 그의 제안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홀로섬이는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며 미래를 그려 나갈 수 있도록 한마음지역아동센터를 개소해 따뜻한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홀로섬이는 김경식·김삼호·이상경·고 김주열 등 창립멤버들의 열정과 끈끈한 결연으로 지난 27년 동안 500명 이상의 소년소녀가장을 강건한 사회인으로 배출했다.
생활체육 활성화와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양양송이파크골프협회장도 맡아 힘을 보탰던 김 대표는 몸이 힘들어 7년 전, 그동안 해오던 컴퓨터 수리 사업을 그만두고 양양여성새일센터에 취업해 사회적 약자들의 취업 지원과 새일센터의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 구축에 구심점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지금 와서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지역사회를 위해 참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홀로섬이들이 힘을 내 바람직한 사회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힘껏 도울 생각입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이 배운 사진실력도 이제는 작가 못지않은 수준급에 올라 페이스 북 등에서 생활사진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양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아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김삼호 대표는 “선천성 장애란 불편한 것일 뿐, 오히려 현대사회 속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큰 장애일 수 있다”며 힘들 때일수록 서로 돕고 소통하고 공유하며 협업하는 나눔이 필요하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컴퓨터 수리 회사를 다시 창업한 김삼호 대표.
김삼호 대표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홀로섬이 한마음후원회와 함께 봉사에 나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회원들과 함께 찍은 단체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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