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문화원(원장 김계남)이 지난해 연말 속초지역의 변천과 기억을 담은 두 권의 책자를 잇달아 발간했다.
속초, 그 때 그 곳이 지금은
지난 2004~2005년 <설악신문>에 연재됐던 ‘설악의 삶과 문화, 그 속으로’와 ‘설악 1번지’ 내용을 근간으로 2020년의 시점에서 그 변화정도를 짚어본 책이다. 양용석 속초문화원 사무국장이 기획하고 속초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인 최재도 극작가와 이수영 속초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이 공동집필했다.
책은 공설운동장을 비롯해 범바위, 철둑길, 영화관, 월선조업, 속초연극, 갯배, 속초도립병원, 시외버스터미널 등 속초의 특정장소와 삶과 문화를 다룬 24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주제마다 최 작가가 과거를 소환해 집필한 신문 연재물과 이 국장이 정리한 현재의 변화상을 나란히 실었다. 가령 제1화 ‘중앙시장 공동변소’에서 최 작가는 “추운 겨울 아침 시간, 학교에도 가야하고 일터에도 가야 하는데 도무지 변소 앞의 줄은 줄지 않는다. 나도 급하기 이를 데 없는데 더 급하다며 동네 어른이 순번을 가로채려 하니 자연 싸움이 붙고 밖에 줄을 선 사람은 생각도 않고 한번 들어간 이는 나올 줄 모르니 애꿎은 변소 문만 발로 걷어차인다. 똥 한번 누는 게 그야말로 전쟁이었고 우리는 그때 그 전쟁터 한복판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이 국장은 “중앙시장 현대화사업으로 남·여 화장실 내에 장애인 화장실과 영유아 기저귀 교환대, 냉·난방기 등도 설치했고 관할 경찰서 112상황실과 연결되는 안심 비상벨도 설치했다”고 신식으로 변한 현재의 중앙시장 화장실 모습을 보여준다.
책에는 개인적 감상이나 회상만이 아니라 ‘70년대 초반만 해도 속초시내에 모두 23개의 공중변소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동명동 버스터미널과 중앙시장은 유료로 운영되었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은 처음 읍사무소(현 시청) 맞은편에 있었고 버스 1대당 주차료 20원과 경비비 30원씩을 받았다’는 등 세세한 과거 사실도 기록해 놓았다.
속초 도시변천사Ⅰ
영랑동·장사동
2020 속초 도시변천사 기록사업으로 펴낸 자료집이다. 속초문화원 향토사연구소는 도시 변천사 정리를 영랑동부터 시작한 이유로 “속초의 발전과정에서 이곳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영랑호 새쪽마을(삽짜개)은 속초의 형성기부터 원주민이 살았고, 영랑호수는 화랑 영랑을 비롯한 많은 시인묵객들이 지나면서 노래를 남긴 곳”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집에는 영랑·장사동의 자연·인문환경, 역사, 기념물, 근대건축물, 지명, 산업, 문화예술, 민속신앙 및 놀이, 의식주, 인물 등을 옛사진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김정환(대진고 교사)·한정규(속초문화재단 사무국장)·정종천(속초시립박물관 학예담당) 향토사연구위원과 최영택 고성고 교사가 집필하고, 대학생인 김예빈·정다은씨가 보조연구원으로 참여했다.
김계남 속초문화원장은 “점차 변해가는 우리 지역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시간 속에 묻혀 있는 옛것들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문화의 단절성은 연속성으로 다시 우리 곁을 채워준다”며 “매년 단계적으로 지역별 도시변천사 기록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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