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뉴스홈 > 오피니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사는 이야기 / 교수신문의 ‘아시타비(我是他非)’
등록날짜 [ 2021년01월11일 09시50분 ]
사자성어에 없던 말이다. 나 아(我), 옳을 시(是), 다를 타(他), 아닐 비(非) 그래서 ‘아시타비’란다.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그르다”라는 뜻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살다 보니 교수들도 지금까지 사용하던 사자성어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 되겠나 보다. 그냥 쉽게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인 ‘내로남불’이라고 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교수님들이라 천박하게 남사스러워 교훈적 사자성어처럼 들리도록 약간의 품격을 얹어주었다.
교수신문은 해마다 연말이면 교수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 사자성어를 꼽는다. 가장 적절히 세태를 반영하는 함축된 사자성어가 선정되는 것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가 2위로 꼽혔다. “낯가죽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 뻔뻔스럽게 부끄러움이 없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초등학교 때 부끄러움을 많이 탔다. 그랬더니 이웃에 사는 사람이 달걀껍데기를 먹으면 괜찮다고 알려주었지만 먹지는 않았다. 아마도 저들은 달걀을 껍데기째 많이 먹어 온 것 같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발표되면 많은 국민들이 크게 공감한다. 그러나 공감은 하지만 답답함은 여전하다. 왜냐하면 올해 사자성어 대부분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은 출발했으나 짐을 감당 못하여서 임중도원(任重道遠)이었고, 2019년은 함께할 생각이 없는데 교수들이 괜히 현학적으로 공명지조(共命之鳥)라 추켜세웠다. 2020년 뒤늦게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깨달으니 잘난 체하다 쇠똥 밟은 같은 교수로서 부끄러운 자화상을 마주한다.
오래 전에 ‘친절한 금자씨’가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할 때는 통쾌함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 때 우리 모두는 제3자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사자성어로 저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비판을 하지만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피해당사자는 국민이요, 고달픈 것은 고스란히 백성들의 몫이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지만 지금은 가당치 않다. 외쳐볼 표현의 자유마저 없다.
자칭 연예인이라 주장하는 부흥강사 장경동 목사님이 모든 것은 네 박자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그 논리에 따르면 나도 옳고 남도 옳은 아시타시(我是他是)는 1등, 나는 그른데 남은 옳다면 남을 나보다 높여 겸손하니 아비타시(我非他是)는 2등, 나만 옳고 남은 그르다고 한다면 위선적 인격자이니 아시타비(我是他非)는 3등, 나도 그르고 남도 그르다는 아비타비((我非他非)는 4등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니 숯검정 자기얼굴을 보면 개선광정(改善匡正)할 여지는 있다. 그러고 보면 아시타비(我是他非)는 순위로 3등이지만 어쩌면 4등보다도 못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치가 3류 수준인 것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라 부끄럽지도 않은가? 언제나 “나도 옳고 너도 옳은” 세상이 오려는가? 코로나19로 그야말로 모든 것이 정지 상태다. 자영업자들이 특히 어렵다. 은행통장은 바닥이고 쌓여가는 빚더미에 하루 끼니가 걱정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는 언제 풀릴지 기한이 없다. “소경 제 닭 잡아먹기”의 몇 푼 재난지원금으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이고, 2020년 사자성어 3위에 해당하는 “신발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기”인 '격화소양(隔靴搔癢)'이다. 그래서 현실의 답답함은 “산 넘어 산”이니 올해 사자성어 4위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계속해서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자. 2020년 사자성어 5위는 ‘천학지어(泉涸之魚)’인데 “말라가는 샘의 물고기들이 서로 거품을 내어 적셔주며 돕는다”는 뜻이다. 인류에게 닥친 역병의 크나큰 재난에 자기를 희생하며 서로 돕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들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극한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위험한 상황에서 한 생명이라도 살리려는 여러분들의 애쓰는 모습이 그러하다. 
저들은 그럴지언정 우리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아닌 “네가 타인으로부터 원치 않는 일을 너 역시도 타인에게 요구하지 말라”는 유교 황금률(golden rule),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는 기독교 황금률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최철재
경동대 평생교육대학 학장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좋아요 0 싫어요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지역 이야기 / 범바위 (2021-01-11 09:55:00)
사설 / 코로나19 확진자 줄었다고 방심해선 안 돼 (2021-01-11 09:50:00)
대구 제철인데 금어기라니… 어...
동서고속철 교각·구조물 자연경...
양양서 ASF(아프리카돼지열병) ...
양양포월농공단지 구내식당 칸막...
임산부들에게 친환경농산물 지원
고성군, 귀농인 창업·주택 구입...
1
“속초해변 해상케이블카 올 상반기 착공 예정”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속초해변~대포항 간 해상 케이블카 조성...
2
속초 출신 김유경 씨 행정고시 합격
3
주부식 지원 청호동 ‘마실채’ 2호점 현판...
4
동서고속철-강릉~제진 철도, 빠르면 올해말...
5
시·군 새해 맞아 대규모 인사 단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