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속초항 준설토를 등대해수욕장 양빈(해안가에 모래를 붓는 작업) 모래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을간이해수욕장인 등대해수욕장의 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장 지난 3월 너울성파도에 쓸려나간 백사장의 복구가 시급하지만, 청호동 관광선부두에서 가져온 준설토가 양빈용 모래로 적정한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속초시와 영랑동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너울성파도로 백사장이 크게 쓸려나간 등대해수욕장(영랑동 2·3통)의 백사장 복구를 위해 지역사회의 요구로 청호동 관광선부두에 쌓아둔 준설토를 양빈용 모래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시는 속초항 준설과정에서 해저에서 퍼 올려 청호동 관광선부두에 쌓아놓은 준설토 가운데 4,000㎥를 이달 들어 등대해수욕장으로 운반했다.
시는 당초 12일까지 1만3,000㎥를 등대해수욕장으로 운반할 계획이었으나 김성근 도의원과 일부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해 현재 중단한 상태다.
김성근 도의원은 이와 관련 “지금 양빈 목적으로 갖다 놓은 모래는 모래가 아니라 흙”이라며 “준설토를 물과 희석시켜보니 흙덩어리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흙으로 양빈하면 결국엔 오염이 돼서 해수욕장은 폐장해야 한다”며 “현재 전문연구기관에 중금속 검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점검 결과, 시가 양빈용으로 등대해수욕장에 갖다놓은 준설토는 육안으로도 시커멓게 보여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는 이에 대해 “강원도환동해본부가 준설과정에서 토사에 대한 성분분석을 실시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일부 문제제기가 있어 양빈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김성근 의원이 예전 속초항 신수로 준설토에서 유해성분이 나온 적이 있고, 도환동해본부의 품질평가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일부 주민들이 동요하는 것 같아, 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재 등대해수욕장에 갖다놓은 준설토는 도환동해본부가 관광선부두 준설토와 함께 감정작업을 거쳐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청년회는 양빈작업 없이 백사장 정지작업을 통해 올해도 예년과 같이 다음달 중순경 해수욕장을 개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등대해수욕장은 지난 3월 너울성파도로 일부 백사장이 크게 쓸려나가고 바닷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삼발이(TTP)가 드러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09년 해안침식을 막기 위해 헤드랜드와 잠제(바닷 속 방파제)가 설치된 이후 첫 대규모 해안침식이었다.
속초시가 영랑동 등대해수욕장 양빈을 위해 갖다 놓은 속초항 준설토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등대해수욕장에 쌓여있는 준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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