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대재앙이 닥쳐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했다. 올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설악권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지역사회가 불안에 떨어야 했고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주민들은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행사나 모임도 마음대로 열 수가 없게 됐다. 연극이나 노래 공연을 관객 없이 ‘비대면’으로 여는 것이 이제는 이상하지 않다. 언택트 소비생활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코로나가 인간의 정신건강과 정서마저 파괴해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제 마스크 착용은 의식주와 같은 반열에 올랐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게 하는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거리두기’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졌다. 코로나19는 태풍처럼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언제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고 하지만, 그 걸로 끝날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
2020년을 보내며 우리는 더욱 겸허해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오만함과 탐욕이 자연 생태계를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그동안 동물에게만 존재했던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천산갑(중간숙주)을 거쳐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등도 편리와 물질적 이익만을 좇는 인간의 생활방식과 무관치 않다.
연말이 되면서 국내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정부에서는 5인 이상 식사 금지, 해돋이 명소 폐지 등의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연말연시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키며 차분하게 보내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외면하고 파괴해온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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