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강줄기를 이렇게 가까이 앉아서 볼 수 있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느낌이에요.”
지난 5일 주말을 맞아 양양전통시장을 찾은 주민 일행은 장을 보고 나서 남대천변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굴림석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를 바라보며 이전보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 편안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양양군의 젖줄이자 생활거점인 남대천이 르네상스 프로젝트 효과를 통해 주민들 곁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양양문화제와 송이·연어축제 때나 한 번씩 제방에 나와서 남대천을 바라보곤 했는데, 이제는 편안히 굴림석에 앉아서 감상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생활과 관광거점으로 재탄생
이처럼 양양남대천이 생활 속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민선6기부터 시작한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 효과 덕분이다.
과거 남대천은 연어의 소상하천이나 장마철에 범람수위를 측정하는 곳으로만 익혀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사업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생활과 관광거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양양전통시장 앞 남대천 둔치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자연형태의 굴림석이 좌석처럼 가지런히 쌓여져 있어, 친수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얼핏 보면 계단처럼 잘 정돈된 남대천 굴림석은 충북 충주산으로 자연석을 굴려 각을 매끄럽게 처리한 조경석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지역산 돌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남대천 주변과도 조화를 이루며 가성비까지 뛰어난 장점 때문에 공개입찰을 통해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에 사용됐다.
이 굴림석이 처음 설치될 때만해도 주민들은 “돌들이 왜 저렇게 쌓여 있을까?”라고 의문을 가졌지만, 양양전통시장 주변이 정비되고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늘면서 굴림석의 용도가 확연해지고 앉아서 쉬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코로나19를 피해 양양에서 차박하는 관광객들까지 남대천의 변모에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남대천을 찾은 관광객 최헌상(47, 서울) 씨는 “3년 전에 왔을 때는 제방 길만 거닐 수 있었는데, 이렇게 큰 강을 아주 가까이에서 앉아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김현모(53) 씨는 “태화강에도 많은 산책길이 있지만, 강변에서 스탠드처럼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은 많이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시장과 가까운 둔치에 조성한 스탠드형 굴림석은 아이디어가 참신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생태공원지구에 조성하는 샛강생태로는 일본 무라가미시의 연어자연산란코스처럼 온전한 생태환경을 제공하며 연어는 물론 남대천 토종어류의 보금자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멀리서만 바라보던 양양남대천이 한껏 가까워지면서 둔치 굴림석에 앉아 봄에는 황어와 은어, 가을에는 연어가 산란을 위해 혼인색을 띠고 뭍에 오르는 장관을 보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을 지금 남대천에 나가면 느낄 수 있다.
남대천 일대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민선 6기부터 본격화 한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김진하 군수의 브랜드로 불린다.
양양군의 젖줄인 남대천을 친환경 랜드마크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이 사업은 생태-인간-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구체적인 모습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군은 남대천 하구인 낙산대교를 기점으로 수변레저지구, 생태공원지구, 체육공원지구, 문화관광지구 등 4개 지구를 지정해 용도에 맞는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친환경성을 담보한 생태복원은 생명과 경제가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원칙으로 남대천 일대는 어화원과 이벤트 광장, 수변 캠핑장과 물놀이장, 피크닉 공간과 무동력 수상레포츠 체험공간, 파크골프장과 파노라마 전망대, 수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이 조성되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남대천의 건강성 회복을 바탕으로 중류지역인 서면 용천리 690번지 일원에 1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조성되는 국내 최초 연어자연산란장은 친환경 연어산업화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사업은 남대천을 글로벌 생태계의 보고로 발돋움시키며 연어산업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특화전략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이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비롯해 양양국제공항 활성화와 동해북부선 연결, 종합여객터미널 조성 등 굵직한 현안사업들이 완료되면, 양양군은 해안-내륙-산악을 총체적으로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글로벌 플랫폼을 완성하게 되고, 코로나19에도 흔들림 없는 선순환 경제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남대천이 생태복원을 전제로 관광형 쉼터 역할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양양전통시장과 가장 가까운 남대천 둔치에 설치한 굴림석이 편안한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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