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원이 슬기로운 대처로 거액의 사기 피해를 예방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간성읍 금강농협에 근무하는 최지원 계장은 지난 4일 혼인 빙자 금융사기에 걸려들 뻔한 50대 남성의 대출금 1,500만원 사기 피해를 예방했다.
금강농협에 따르면 50대 남성 A 씨가 미국에 이민 간 여성과 페이스북으로 대화하던 중 이 여성이 결혼을 약속하고 비행기 표 구매 등 결혼자금으로 1,500만원을 요구해, 지난 3일 금강농협을 찾아 1,500만원 대출을 요청했다. 대출은 다음날 승인됐고 A 씨는 이 돈을 금강농협에서 한 외국인의 계좌로 입금하려고 했다. 최지원 계장은 평상시 농협에 자주 오지 않는 이가 외국인의 계좌로 큰돈을 입금하려는 게 이상해 사기 피해를 의심했다. 이에 최 계장은 대화를 이어가며 상황 파악에 나섰지만, A 씨는 말끝을 흐리면서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최 계장의 계속되는 질문에 A 씨는 결혼자금이라고 답했고, 이에 최 계장은 휴대전화 문자 내용 확인을 요청했다. A 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최 계장은 금강농협 신용책임자에게 보고한 후 A 씨를 설득해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고 혼인을 빙자한 금융사기임을 확신했다. 최 계장의 끈질긴 노력 끝에 A 씨는 대출금 인출을 보류하고 승인된 대출을 취소해 결국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고성경찰서는 이 건을 보이스피싱 사전 예방으로 사건을 종결했고, 지난 8일 노주영 서장이 최지원 계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최 계장은 이전에도 자녀 사칭으로 돈을 송금하려는 어르신들의 송금을 막은 적도 있는 등 금융사기 예방을 많이 해왔다. 최 계장은 이런 공을 인정받아 최근에 농협중앙회로부터 ‘전자금융 사고 예방 우수직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 계장은 “여러 사례를 접해 왔기 때문에 일을 하다 보면 사기로 의심되는 건들을 직감할 수 있다”면서 “금융창구에서 사기가 의심돼 고객님들께 질문을 드릴 때가 있는데 이런 질문이 때론 고객님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금융사기 피해가 없도록 잘 참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금강농협 최지원 계장(왼쪽)이 지난 8일 노주영 고성경찰서장에게서 감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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