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울산바위 서봉 탐방로 개설을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24일 출범한 ‘국립공원 확대반대 고성군민비상대책위원회’는 환경부의 고성지역 설악산국립공원 확대 변경안을 반대하는 한편, 고성에서 설악산으로 연결되는 탐방로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고성군도 탐방로의 개설을 위해 최근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서봉 탐방로는 울산바위 촬영휴게소~폭포민박~말굽폭포~울산바위 서봉에 이르는 약 8㎞ 구간으로 현재는 설악산국립공원의 공식 탐방로가 아니나 실제로 적지 않은 이들의 탐방이 이뤄지고 있는 구간이다. 현재 속초, 양양, 인제에서 설악산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탐방로는 있지만, 고성에서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는 없다.
이동환 토성면번영회장은 “설악산이 군의 남쪽에 있어 그동안 군민들의 관심이 적었는데 설악산 인근에는 고성의 주요 숙박시설들이 몰려 있어 이곳에 공식적인 탐방로가 개설된다면 지역에 매우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이 회장은 “현재 고성에서 울산바위 서봉으로 오르는 길이 불법이라고 하나 이미 전국에서 등산 동호인들이 이 길을 이용하고 있어 앞으로 군과 군 번영회,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공식 탐방로가 개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설악산에 인접한 콘도의 객실 수가 고성이 가장 많고 골프장도 잘 갖춰져 있지만, 현재는 고성에서 설악산으로 가려면 목우재로 돌아서 넘어가야 한다”면서 “고성에서 설악산으로 바로 이어지는 서봉 탐방로가 생기면 군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덜 수 있기에 행정은 군민의 뜻을 잘 반영해 탐방로 개설을 위한 실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립공원에 새로운 탐방로를 개설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장기간이 소요된다. 먼저 지자체는 기본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탐방로 입지 적정성 평가서, 산림 조사서, 토지 소유주 사용 동의서 등의 관련 서류를 갖춰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공원계획 변경신청을 해야 한다. 이어 설악산사무소는 서류 검토 후 지역사회의 분위기와 사무소 검토 의견을 첨부해 환경부로 전달하게 되고, 환경부는 탐방로 입지 적정성 평가, 평가위원 현장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국립공원 변경계획 고시를 하는데 환경부의 평가 과정만 최소 반년이 걸린다. 만약 환경부의 보완 요청이 있으면 그 기간은 더 길어지게 된다. 고시 이후 지자체는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국립공원공단의 공원사업 시행 허가 등의 과정을 통해 탐방로를 개설하게 된다.
군은 이달 초 탐방로 개설 건의서를 설악산사무소에 전달했으며 탐방로 개설을 위한 기본조사 용역은 이르면 이달 중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조만간 설악산사무소와 탐방로 노선을 논의하고 토지주인 산림청과 토지 사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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