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에 동해안 연안에 형성되었던 오징어 어군이 독도부근 원해로 이동함에 따라 동해안 오징어잡이 어선 대부분이 울릉도로 남바리를 떠났다.
그런데 해안가 주민들이나 어민들은 남바리의 어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사람들은 한류성 어족이 조류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 할 때 어군을 따라 가면서 어로작업을 한다고 해서 남바리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남쪽과 관계없이 고기가 범람해 갈 때 따라가면서 어로작업을 한다고 해서 람바리라고 했는데 두음법칙에 의해 음운변형되어 남바리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남해안 어선들이 북쪽으로 와서 작업할 때 북바리라고 하지 않고 역시 남바리라고 하고, 동해안 어선들이 서해안으로 가서 작업할 때도 남바리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양쪽 주장이 모두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바리’라는 말은 명사일 경우 “바리바리 싣고 왔다”는 말과 같이 소나 말 등짝에 잔뜩 실은 짐을 뜻하나, 고어(이두문학)에서는 반복적으로 하는 일 즉 작업을 뜻하는 말이다. 어민들은 아직도 고어를 많이 쓰고 있는데 예를 들면 동풍을 샛바람, 남풍을 맞바람, 서풍을 하늬바람이라고 하는 점을 감안 할 때 바리의 뜻은 고어로 해석되며, 오징어를 잡을 때는 오징어바리, 명태를 잡을 때는 명태바리라고 하고 그물로 잡을 때는 그물바리, 낚시로 잡을 때는 낚시바리 라고 한다.
남바리의 ‘남’ 역시 남쪽이나 범람과 관계가 없는 순수한 우리말인 ‘남’ 즉 타인을 뜻하는 말로 남바리는 남의 바다에 가서 어로작업을 한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라고 생각된다.
김봉연
전 속초아파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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