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문우회(갈뫼 동인, 회장 김종헌) 동인지 <갈뫼>가 반세기의 역사를 썼다.
1969년 22명의 동인으로 출발한 설악문우회는 이듬해인 1970년 4월 <갈뫼 제1호>를 세상에 내놨고, 소도시 순수 문학동인지로는 드물게 올해 50호를 발간했다. <갈뫼 50호>에는 ‘사진으로 보는 갈뫼 50년 발자취’를 비롯해 회원 대표 시와 신작시, 수필, 평론, 동화 등이 실렸다.
■1970년 <갈뫼> 창간호 출간=설악문우회와 <갈뫼>의 산파역을 했던 고 윤홍렬 설악문우회 초대회장의 회고사에 따르면 69년 10월 3일 속초교육청에서 고인이 된 박명자 시인, 최명길 시인과 강호삼 시인 등이 모여 문학동우회 ‘설악문우회’를 결성하고, 동인지 <갈뫼>를 발간하기로 결정했다. <갈뫼>는 ‘칡덩굴이 엉킨 동산이라는 뜻’으로 칡뿌리의 끈질긴 생명력을 본받아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문학의 꽃을 피우자라는 의지력을 다지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동인들의 회비로 동인지를 내기로 하고 10여만원을 모았지만, 인쇄비 25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속초시내 문화인쇄소 김운기 사장이 지역에서 처음 나오는 문학잡지인데 잔금은 돈이 마련되는 대로 갚으라며 쾌히 인쇄를 해주어 1970년 4월에 < 갈뫼 제1호>가 출판됐다.
고 윤홍렬 회장의 아들인 윤강준 강남 베드로병원 원장은 20년의 세월 동안 <갈뫼> 발간을 후원하며 50년의 맥을 이어올 수 있도록 했다.
김종헌 회장은 <갈뫼 50호> 발간사에서 “갈뫼가 지천명의 나이가 될 수 있기까지 50년의 갈뫼 소사를 돌아보면서 참으로 고마운 손길들이 많았구나 생각한다”며 “갈뫼 동인지에 실린 한 편의 글에 마음을 위로받는 갈뫼의 독자님들과 동인지를 받을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해오는 전국의 문인들 응원을 에너지 삼아, 우리는 다시 100년을 향한 자긍심으로 발걸음을 떼어야 한다”고 했다.
설악문우회에 따르면 그동안 갈뫼 동인 활동을 하다 떠난 문학도가 100여 명에 이르고, 시인 25명, 소설가 3명을 비롯해 극작가, 수필가, 시조 작가, 동시 작가, 동화 작가 등 39명이 등단하는 등 명실상부 영북 문학의 둥지 역할을 해왔다.
문학행사로는 1986년에 시작한 문학토론과 시낭송을 테마로 한 ‘시마당’을 진행했다. 또 ‘거리 시화전’ ‘ 거리 및 숲 속 시화전’을 설악문화제와 연계해 열고, ‘설악 학생 백일장’은 31년째, ‘설악 주부 백일장’은 26년째 이어 오고 있다.
■갈뫼 50집 출판기념회=설악문우회는 오는 12월 5일 오후 4시 문우당서림 2층에서 ‘갈뫼 제50집 출판기념회 및 송년 문학축제’를 연다.
출판기념회는 런 갯마당의 공연을 시작으로 회원 자작시와 산문 분과 회원 작품 낭독, 독자 시낭송이 진행된다. 또 지영희 시인의 시집 <가까운 내안의 새들>과 권정남 시인의 시집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 서다> 축하시간도 갖는다. 설악시낭송 풀니음은 김종헌 회장의 시 ‘사람답게’로 퍼포먼스 시낭송을 한다.
이날 문우당서림에는 갈뫼 창간호부터 50호 특집호가 전시되고, <갈뫼 50호> 나눔 행사가 진행된다.
출판기념회는 속초문화재단 문화예술 공연 온라인 중계 지원사업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된다. 장재환 기자
‘갈뫼’ 초창기 동인들. 사진 맨 왼쪽이 고 윤홍렬 설악문우회 초대 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