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서·남해안에서 이뤄지던 수산물의 양식사업이 동해안으로 북상하고 있지만, 양식산업화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미흡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설악권 각 시군에 따르면 현재 해상과 육상 양식장은 고성군이 가장 많은 32곳, 양양군 28곳, 속초시 10곳 등 70곳으로 종묘생산 양식장 30곳까지 포함하면 10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해상양식장은 양양군이 24곳으로 가장 많고, 고성군은 내수면양식장을 포함해 육상양식장이 9곳이며, 속초시는 모두 해상양식장이다.
특히, 양양군은 민간기업인 설수산이 연어산업화를 위한 토종 첨연어의 자체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양식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해상에서는 지난 10년 전부터 가리비와 멍게, 방어 등을 중심으로 해상가두리 양식이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서·남해안에서 주로 이뤄지던 양식사업이 동해안으로 북상하고 있지만, 해수부와 동해안 각 시군의 양식산업화를 위한 제도와 지원정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실제 운영되는 양식장은 30∼40%에 불과한 실정이다.
어렵게 받은 양식장 허가만 유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주도로 토종 첨연어의 해수순치 복합양식기술을 개발한 설수산은 규모 있는 육상양식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기업인 동원산업이 자체 기술력보다는 해외기술을 차용해 대규모 유통만을 목적으로 한 육상양식단지 조성사업을 확정 발표하면서 기술력을 지닌 영세양식장들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동원산업은 외래종 연어로 육상양식을 대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양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술력 있는 영세양식업체를 구분해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너무 빈약해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며 “양식산업이 외래기술력과 유통만을 쫓는 대기업에 잠식돼 시장질서가 왜곡되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동해안의 양식사업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양식업계에 따르면 수온상승과 자본부족 등으로 인해 양식장 운영이 힘들어지자, 일부 업자들이 실제 양식장을 운영하지도 않으면서 어렵게 받은 허가만 유지한 채 편법으로 세금감면과 농업용 전기 사용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들은 양식장을 폐쇄하지 못하고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문을 열겠다는 계획으로 유지만 하고 있는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상황이 안 좋아 운영하지 못하고 있지만, 당장이라도 종패를 들여와 가동할 수 있는 만큼, 편법 운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양식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육상양식 맞춤형 정책지원 준비해야
동해안의 양식사업이 제대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운영을 중단한 양식장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양식품종과 특허기술력, 구체적인 계획서 등을 토대로 양식장 부지 임대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해상가두리에서는 생사료만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는 만큼, 배합사료 지원 등 업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자금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일본이 방사능 오염물질을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동남해안의 해상양식장 오염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육상양식 활성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한 양식기술개발 전문가는 “양식업이 해상가두리에서 육상가두리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동해안의 상황에 맞게 제도적 지원체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토종 첨연어의 해수순치 복합양식개발 성공에 따라 자원증강과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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