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있는 레스토랑 ‘설악스케치’,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이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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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준 대표, 1년 전 재오픈…“자영업 마지막으로 봉사” / 공연·발표회·모임 등 장소로…30년 전통 수제 돈가스 유명 /“음식 맛있게 하면 손님이 먼저 알아”/독특한 건물에 호두나무 정원도/노학동 ‘백만20클럽’ 12번째 후원

등록날짜 [ 2020년11월23일 15시20분 ]

속초 노학동 척산마을에서 설악산 목우재로 오르는 길목에 자리한 ‘설악스케치’(대표 안세준·김미주)는 30여년 전통의 수제 돈가스가 맛있는 레스토랑이다.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안세준 대표의 손길과 열정으로 꼭 1년 전인 지난해 11월말 다시 오픈했다.
“오가다 보니 이렇게 좋은 곳에 방치돼 있는 설악스케치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자영업의 마지막으로 고향에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전통 있는 멋진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설악스케치는 넓은 주차장에 건물 모양이 독특하다. 벽면은 따뜻하게 목재로 마감했고, 12개의 ㄱ자형 흰 기둥이 약간 꺾인 기다란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테이블 서른 개에 100평이 넘는 실내는 목재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푸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레스토랑 안쪽에는 단체석도 마련돼 있다. 안 대표가 직접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시공도 했다. 많은 비용과 품을 들였다. 그는 “내가 주로 생활하고 고객이 찾는 사업장에 많이 투자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곳의 바깥 풍경 또한 눈을 즐겁게 한다. 설악산 자락이 가까이에 펼쳐져 있어 산속 산장에 온 듯하다. 봄에는 도로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건물 한쪽에는 수십 그루의 호두나무가 줄을 맞춰 서 있는 숲속 같은 정원이 있어 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설악스케치는 30년 전통의 수제 돈가스를 비롯해 함박스테이크, 각종 파스타를 대표 메뉴로 내놓고 있다. 소스는 직접 만들고 생고기를 3일간 숙성해 사용한다. 음식마다 그 양이 푸짐해 놀라게 한다. “음식은 맛있게 하면 손님들이 먼저 알아요.” 오랜 기간 외식업서비스를 해오며 깨우친 안 대표의 철학이다.
설악스케치는 음식만 먹는 곳이 아니다. 시민들이 공연과 발표회, 버스킹, 회의, 모임 등의 장소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속초 우크렐라앙상블이 ‘속초시민과 함께 하는 사랑의 콘서트’를 야외에서 열었다. 애초 설악스케치를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세준 대표는 주업으로 부동산 개발회사인 JJmadam(주)을 운영하고 있다. 설악스케치는 부인 김미주 씨와 직원들이 맡아하고 있다. 안 대표는 속초에서 외식업서비스와 무역업을 하다, 2006년 서울로 옮겨 광화문 시청 일대와 홍대 등지에서 음식점을 운영해왔다. 5년 동안 와인스쿨을 다니고 와인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했다.
두 아들을 둔 그는 지난해 둘째 아들이 영국 런던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시 속초로 왔다. 속초에서 중학교를 나온 장남은 옥스퍼드대학교 석사과정에 재학 중으로, 페이스북에 다니다 지금은 영국에서 빅데이터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안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넘쳐난다. “관광 속초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세준 대표는 얼마 전에 노학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지역 독지가들에게 100만원씩을 후원받아 지역사회 복지기금으로 사용하는 ‘백만20클럽’에 12번째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나눔도 그가 속초에서 해야 할 일의 목록에 올라 있다. 장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