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미술관에서 두 명의 작가 작품전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김송배 작가의 도예전과 이은경 작가의 ‘옻칠, 숨을 쉬다’ 전이 지난 12일 시작해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진부령미술관에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아석 김송배 작가의 도예전은 작가의 독특한 기법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에서 도자기의 겉면이 흘러내리는 듯한 특이한 도자기 형태를 볼 수 있다. 이는 도자기의 표면에 소금을 뿌려 흘러내리게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으로 김 작가는 이러한 표현기법을 세계에서 유일한 자신만의 도자공예 기법이라고 자부한다.
김 작가는 “외국에서는 도자기 작품을 감상하거나 구입할 때 공부를 통해 예술적 안목을 키우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작가의 이름만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내 작품은 특이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기에 사람들이 각자의 예술적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김송배 작가는 지금까지 공예갤러리 나눔, 경인미술관, 진부령미술관, 규영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개성이 두드러지기는 이은경 작가의 작품도 마찬가지이다. 이 작가의 옻칠화 작품에서는 거북이가 자주 등장하고 민화를 모티브로 한 경우가 많아 친숙한 느낌이 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소 추상적인 그림들도 적지 않아 작가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우리 문화와 서양문화가 섞인 것 같은 묘한 분위기를 전한다.
작가는 물질에 경도되고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작가가 거북이와 민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많이 그린 이유는 이런 작품들을 통해 현대의 대안으로 우리의 전통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전통에 주목했으되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현대사회가 물질문명에 경도돼 삭막함과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코로나로 외부로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사람들이 내면으로 찾아 들어가 자신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그 과정에 내 작품이 각 개인에게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세대 국문과를 나온 이은경 작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 일본 오사카갤러리 우수 작가상을 받았고 작년과 올해 원주시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서 각각 입선과 장려상을 수상했다. 2018년 신풍미술관, 2019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미술회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이은경 작가의 ‘거북이 날다 N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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