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훼손돼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는 고성 건봉사 내 ‘사명대사 기적비’의 복원사업이 오는 7월부터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건봉사는 고성군으로부터 1억원의 복원사업비(국비 포함)를 지원받아, 임진왜란 당시 고성 건봉사에서 의승병을 일으켜 호국불교를 전파했던 사명대사의 공적을 기록한 ‘기적비’를 올해 안으로 원형 그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건봉사와 고성문화원 관계자, 경동대 교수, 공무원, 향토사학자 등 30여명은 지난 8일 오전 건봉사 등공대 길 초입의 사면에 방치된 사명대사 기적비 현장을 찾아 복원사업 계획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기적비 복원을 위해서는 파손된 기적비 잔해물이 원형의 3분의 2 이상 남아 있거나, 탁본 원본이 존재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기적비 잔해물은 3분의 1조차 남아있지 않는데다 기적비 탁본 원본도 존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복원 위치 또한 관계자들 간 △건봉사내 백화암(암자, 현존하지 않음) 인근 △사명대사 기념관 △건봉사 입구 초입 사명대사 동상 인근으로 갈려 좀 더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토사학자인 김광섭 씨는 이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규장각에 탁본 원본이 존재하고 있다”고 언급해 오는 23일 고성군과 문화원 관계자들이 확인 차 장서각과 규장각을 방문할 예정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복원을 위해서는 기적비 탁본 원본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그 후 기적비 복원 위치를 결정해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명대사의 공적을 기록한 기적비는 임진왜란이 끝난 지 200여년 후인 1800년(정조 24년)에 세워졌고, 일제강점기인 1928년까지 현존하다 이후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초대 고성문화원장을 지낸 고 함병철 씨에 의해 지난 1986년 최초 발굴되면서 지역에 알려졌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
건봉사, 고성군, 경동대, 고성문화원 관계자 등이 지난 8일 사명대사 기적비 복원사업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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