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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하시려거든
등록날짜 [ 2020년11월16일 11시57분 ]
지난해 영랑호의 추억을 되짚어 ‘영랑호의 잔상’이란 제목으로 설악신문에 기고한 바 있습니다. 내용은 영랑호 개발에 수반된 자연 식생의 변화에 대한, 인간의 전지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적어보았던 글인데, 또 다시 영랑호 개발 계획이 여러 언론 매체에 보도되는 바, 혹여 하는 마음으로 본격 개발에 앞서, 자연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인간으로서의 가치덕목을 환기하고자 하릴없는 참견 질을 남겨봅니다.
옛 어른들은 자연 하나에도 생명의 가치를 존중, 마음 씀에도 주의와 조심이라는 행동규범을 준수하였습니다. 최소한의 조심으로라도 심지어 두엄 더미나 땅바닥 마당에도 뜨거운 물을 그대로 버리지 않았으니, 그것은 두엄이나 땅속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는 지렁이나 땅강아지라도 행여 뜨거운 물에 데여 생명을 잃는 불상사가 염려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지섣달 엄동설한에는 동티가 난다고 나무를 베거나 땅을 일구는 등 요즈음 말로 토목공사를 삼갔으니, 추운겨울 땅속에 은거해 겨우 목숨부지하고 있는 생명체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기 위한 배려심이리라 여겨집니다.
요즘이야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고리타분한 꼰대소리 듣기 십상이요, 미신이라 치부하고 백안시해 버리지만, 그래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려 들면, 우리 옛 어르신들의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했던 소박한 마음의 온정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50년 전 내가 처음 보았던 선계와 같았던 영랑호가, 45년 여 전부터 인간의 개발바람으로 식생에 많은 변화와 위해를 가하였으니, 지금은 보광사 입구 수중암반에 터 붙이고 살던 똥꼬(검정갯망둥어)가 그대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즈음 영랑호 개발문제로 시민사회가 찬반으로 나뉘어 갑론을박 뜨거운 화제지만, 3년여 만에 돌아온 한 시민으로서 눈치 없이 한몫 보탤 마음에, 보존과 개발 양측의 입장은 언론 매체를 통해 보아 충분히 이해를 하였으니 서로가 절충하여, 또 다른 안을 내어 보는 것도 어떨까 하는 주제넘지만 양측 서로 잘되고자 하는 염려에 몇 자 끄적여 봅니다.
영랑호에 전망데크, 수변공원, 생태공원 조성은 자세한 시공방안은 알 수 없어 뭐라고 논하긴 어렵지만, 그 이름만으로 좀 더 시민과 자연 식생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 여겨, 누구라도 크게 반대할 사안은 아니라고 나름 생각되어지지만, 우선은 보광사 앞 꼬모음식점과 맞은편의 60m 인도교 설치 계획은 침하교로 하면 어떨까 제안 드려봅니다. 여러 지자체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인도교에 부교에 심지어 스카이 워크 등등 많이도 설치하여, 이제는 진부한 퇴행적 관광시설로 여겨집니다. 침하교는 건설비용 몇 배 더 들어갈 공사이지만, 전혀 다른, 물속을 걷는 인도교이기에 관광객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몇 년 전 모방송사가 어느 외국의 풍경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잠깐 보여준 적이 있어, 우리 영랑호에도 도입하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어울릴 것이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참에 하시려거든 방향을 넓게 보고, 다른 안도 살피어 보심이 어떨까 말씀드려 봅니다.
그리고 영랑호 범바위부터 화랑도 체험장 간의 부교 설치는, 생태탐방용 부교라 하지만 부교 자체가 오히려 생태탐방을 방해하는 위해요소가 아닌가 생각되어지고, 길이도 길어 일기가 수시로 돌변하여 자연재해가 빈번한 지금의 시절에는, 지형적 요인으로 강풍 시 출렁거림에 안전사고 요인도 다분히 있어 다른 제안을 드려 봅니다.
영랑호 개발은 속초시 북부권 개발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씀들 하시지만, 속초시 북부권 개발은 ‘도시관리계획(영랑호 유원지 조성계획) 결정’ 시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장천방면 7번 국도에서 영랑동으로의 연결도로를 개설하고, 영랑호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을 조성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 제안이라 여겨지는데, 이 또한 하시려거든 이제라도 검토를 다시 한 번 하여 봄이 어떨까 적어 봅니다.
다 인간이 하는 일이고, 인간이 하는 일이면 다 된다는 이기적 생각보다는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자연과 그 식생에 대한 배려가 따라야 하는 것이 정당한 가치라 생각됩니다. 인간과 인간관계에서도 기본적인 의식사항으로,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자연에게 인간으로서의 이익보다는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기브(giver)의 정신이 필요하다 생각되어집니다.
(*침하교는 수변에서 이어지면서 서서히 수중으로 잠기는, 양 옆 격벽으로 구성되어 방수와 침수 시 배수시설, 그리고 벨러스트탱크가 동반된 반 아치교 형태의 수중다리로 정확한 사전적 명칭을 확인할 수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정재욱
속초시 교동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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