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지난 4~5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증거조사와 현장실사를 시작으로 원주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에 따른 본격적인 행정심판 절차에 들어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4일 설악산생태탐방원에서 임송학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이 주재한 가운데 홍정섭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장과 김진하 양양군수 등 찬반진영 각 5명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증거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증거조사에서 청구인인 김진하 군수는 “환경부의 부동의는 그동안의 적법한 과정을 부당하게 판단하면서 재량권을 넘어 위법하게 행사한 행정행위이기 때문에 우리의 주장이 합리적이며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정상 궤도에서 추진돼야 함은 당연하다”고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청구인 홍정섭 원주지방환경청장은 “부동의 처리는 국립공원 관리 정책의 근간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지역발전과 관광개발이라는 사회적 요구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고, 이번에 검증된 심판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자연자원 보존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맞받았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의견청취에서 부동의를 처분한 원주지방환경청과 위법·부당성을 지적한 양양군 등 찬반진영의 전문가들은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따른 산양서식지 등 환경성 문제를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양군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구간은 산양의 이동경로일 뿐, 설악골과 독주골, 온정골이 주 서식지로 이곳에서 주로 잠을 자고 번식하기 때문에 산양은 보호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주지방환경청은 현재 오색케이블카가 놓일 노선 주변은 산양의 주 서식지로 봐야 하고, 이곳을 포함해 설악산 대부분이 환경성에 중점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시간 동안 진행한 1차 증거조사에서는 찬반양측의 환경전문가와 변호사 등이 참석해 원주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내용을 토대로 동물·식물, 지형지질, 경관, 탐방로 회피대책, 시설안전대책 등 분야별로 꼼꼼하게 살펴봤다.
이어 이튿날인 지난 5일에는 임송학 중앙행정심판위 상임위원과 양양군,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 각 2명씩이 참여한 실사단이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정 노선을 답사하며 경관을 비롯해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산양의 서식지 문제 등에 대해 살펴봤다.
실시단은 오전 7시 오색분소에서 3번 지주 예정지 위를 거쳐 대청봉에 오른 후 끝청에서부터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들어가 상부정류장과 전망데크, 4번·5번·6번 지주예정지를 점검하고, 3번·2번·1번 지주에 이어 하부정류장을 조사한 뒤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번 증거조사를 주재한 임송학 중앙행정심판위 상임위원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행정심판이 워낙 민감하고 중차대한 일이어서 저희들 어깨가 매우 무겁다.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면서 현장조사도 세밀하게 진행했다”며 “앞으로의 행정심판 과정이 투명하고 확연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행정심판위는 증거조사와 현장조사를 통해 나온 자료를 토대로 최대한 빨리 행정심판위원회를 열 계획으로, 향후 구술심리 등 제반 절차를 거쳐 내년 1월쯤에는 결론을 낼 예정이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행정심판이 지난 4일 증거조사 의견청취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임송학 상임위원이 양측의 의견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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