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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30년, 다시 보는 그 시절<29> /되살아난 속초중앙시장(하)
시장 현대화사업 추진·상인들 노력…전국 최우수시장으로 탈바꿈
등록날짜 [ 2020년11월09일 14시40분 ]

대망의 2000년 새해가 되었지만, 중앙시장에는 어두운 그늘이 지속됐다. 2000년 1월 31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중앙시장 상인들이 동명항 여객터미널에 들어설 백두산 항로 물류센터를 반대해 지난 1월 26일과 27일 두 차례나 속초시청을 항의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상인들은 “동명항에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마지막 남은 중앙시장마저 죽게 될 것”이라며, “도매만 하겠다고 하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안 할 수 없고 일단 시작되면 제동을 걸기 어려워 지역 영세상인들이 모두 죽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2000년 5월 22일자 신문에는 중앙시장 상인과 지역 대리점주 200여명이 조양동 D마트 개장일인 5월 16일부터 며칠째 마트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D마트는 물러가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집단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0년대 들어 죽어가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시도가 시작되었다. 2000년 10월 12일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한 첫 설명회가 열려 시장현대화사업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그리고 다음해인 2001년에는 시장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시장 살리기’의 한 방책으로 고객대상 이벤트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2001년 2월 정월대보름행사에 이어 7월 23일에는 제1회 중앙시장 상가 축제가 처음 열렸다. 2002년 정월대보름 행사에서도 중앙시장상우회에서 제기차기, 윷놀이, 투호, 떡메치기 등 전통민속대회를 개최해 상품을 제공하고 점심때는 떡국도 무료로 제공하고 돼지 1마리를 잡아 고객들에게 나눠줬다.
어려운 가운데도 중앙시장 상인들의 미담은 계속 이어졌다. 2002년 <설악신문>에는 무의탁노인을 돌보는 서정순 할머니에게 15년 동안 옷감을 지원해준 상가 2층 옷수선집 강릉사 안복기씨, 노인회관 도배와 장판을 무료로 제공한 진양지물포 부부, 6년 동안 복지단체에 익명으로 나물을 전해온 윤종만·김진옥 노점상 부부가 소개됐다.
 

중앙시장 침체…빈 상가 속출
2002년 10월 22일 이마트 속초점 신축공사가 시작됐다. 그해 12월 뒤늦게 소식을 전해들은 중앙시장 상인들은 큰 실의에 빠졌다. 2003년 1월 13일자 <설악신문>에는 ‘E마트 속초점 상륙 긴급진단’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가 실렸다. 신문에서는 E마트 착공 소식이 전해진 최근 한 달 사이에 중앙상가 2층 의류매장의 30% 이상이 매장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시장상인을 비롯한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E마트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벌였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1월 17일 성명서를 통해 “E마트는 지역 반대여론을 피하기 위해 수산물 가공업체 인성실업을 내세워 사전허가 절차를 밟았다”며, “이는 지역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우롱한 처사”라고 규탄했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E마트는 2003년 11월 문을 열었다. 2003년 12월 1일 <설악신문>에서는 E마트 개점 이후 중앙시장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기사에서는 중앙시장 신상가 2층은 대부분 문을 닫고 썰렁한 기운마저 돌고 있고, 1층에서 장사하는 상인에 의하면 평소 하루 10만~20만원 올리던 매상이 이마트 개점 후 2만~5만원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E마트 개점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시장 상인들의 자구적인 노력과 행정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2003년 12월 10일 중앙시장의 4개 상인단체가 연합해 ‘속초 재래시장 상인연합회’를 구성했다. 다음해인 2004년 11월 15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중앙시장상인연합회 30여 상가가 고객들이 부담해야할 중앙가로 주차비를 대신 부담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앙시장의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05년 5월 17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중앙시장의 침체실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중앙상가의 경우 508개 점포 중 158개가 비어있고, 특히 2층은 절반 이상 비었는데, 관리비만 내고 쓰라고 해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2층 5평 규모의 점포가 110만원에 경매에서 경락되기도 했다. 중앙상가 빈 상가는 2001년에는 36개, 2002년에는 45개, 이마트가 개장한 이후인 2003년에는 135개, 2004년에는 161개로 늘어났다. 중앙상가의 1/3 정도가 문을 닫은 것이다. 
 
대형주차장 조성·시장환경 개선
중앙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앙시장 접근도로망과 주차장 확충이 급한 일이었다. 7번국도와 중앙가로만으로는 중앙시장 접근성이 많이 떨어졌다. 속초시는 구 속초중에서 영랑동 백마사진관까지 총 2.5km에 달하는 수복로를 4차선도로로 확포장할 계획을 세우고 2000년 12월 27일 공사에 들어갔다. 먼저 2005년 10월에 청학가로-시외버스터미널까지 1.2km구간을 4차선으로 확장 개통했다. 그리고 2006년 6월 30일에는 구 속초중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1.81km 구간을 4차선으로 확포장 개통했다. 5년 6개월 동안 188억여원이 투입되어 수복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어 중앙시장 접근망이 확보되었다.
 아울러 대형 주차장도 마련됐다. 중앙시장 활성화사업의 첫 사업으로 대형주차장 조성공사가 2005년 4월 4일 공사에 들어가 1년 4개월만인 2006년 9월 26일 마무리됐다. 총 59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차량 250대 규모의 주차장이 갖춰졌다.
시장환경 개선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6년 4월 3일 어물전 골목을 시작으로 비가림시설 사업을 시작해 2010년까지 닭전골목과 동화장골목 등에도 비가림시설을 설치했다. 가장 취약했던 중앙시장 지하회센터도 새롭게 단장하고 해수관로를 개설해 바닷물을 끌어왔다. 명동로와 동화장길 270m 구간을 빛의 거리로 조성하고 중앙상가 내에 엘리베이터와 고객쉼터도 만들었다. 속초시는 2010년 2월 9일 중앙시장 시설현대화 준공식을 가졌다.  
2007년 8월 20일자 <설악신문>에는 처음으로 중앙시장이 되살아난다고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져 흉물로 방치됐던 중앙시장 지하1층 어시장이 올여름 하루에 3,000명이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지하 어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72개 점포 중 130여개가 문을 닫아 40여개만 영업을 했는데, 환경개선사업과 상인 혁식교육 이후 상가매출이 증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현재 영업점포가 60개로 늘어났다고 했다. 특히 여름 피서철을 맞아 하루 3,000여명이 어시장을 방문해 매출이 25%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후 시장 활성화에 성공한 중앙시장은 2008년 10월 16일에는 전국우수재래시장에 선정되었으며, 2017년 10월 27일에는 전국 1,500여개 시장 중에 최우수시장으로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중앙시장의 성공은 시장 현대화를 주도한 행정의 노력 말고도 시장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큰 힘이 되었다. 중앙시장이 침체에 빠졌던 2001년 1월 15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중앙시장 만석닭집 곽승렬씨가 닭강정 소스를 개발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13년 동안 닭집을 운영해 오면서 새로운 맛 개발에 힘쓴 곽씨는 “양념통닭이 시장을 잠식한 후 시장 사람들이 자구책으로 닭강정을 내놓았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소스 개발에 주력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만석닭강정은 중앙시장 현대화사업과 맞물려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시장 활성화를 이끌었다.
한편 중앙시장 활성화는 시장의 업종 변화 바람을 불러왔다. 2009년 8월 24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인정시장 상가들이 건어물 판매점으로 변경해 지하어시장 상인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3년 6월 13일자 신문에서는 상가 1층 상가에 업종변경 바람이 불어 의류와 포목점이 관광객을 상대로 한 건어물과 젓갈 판매점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활성화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2017년 10월 23일자 신문에서는 시장 상인의 인터뷰를 통해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가게세가 치솟아 영세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에는 외지인들까지 점포 매입에 나서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00년 10월 중앙시장 어물전 골목(왼쪽). 2011년 10월 시장현대화 이후 어물전 골목(오른쪽).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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