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경에서 토종씨앗으로 경쟁력 있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 자체가 우리 토종씨앗을 보존하는 일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농사짓고 있어요.”
양양 현남면 주리에서 ‘수연일상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수연(47) 대표는 우리 고유의 토종씨앗을 보전하고 연구하면서 실제 재배를 통해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토종씨앗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표는 지난 2018년 공기가 맑고 환경이 깨끗한 양양이 좋아 귀농한 도시민이다. 귀농 전 IT회사에서 웹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그는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로 몸이 안 좋아 우선 먹는 것으로 체질개선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직접 경기도 파주에 조그만 텃밭을 마련해 오이, 상추, 고추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토종씨앗을 파종해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농사에 재미를 붙였다.
“신토불이란 말처럼 우리 땅에는 우리 고유의 토종씨앗만큼 잘 자라고 유익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연구모임도 하면서 틈틈이 현장에서 직접 재배해 봐야겠다는 계획을 갖게 됐어요.”
자신이 직접 재배한 토종씨앗으로 재배한 작물들이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것을 체득한 박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토종씨앗에 관심이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토종이 자란다’란 모임에 참여하게 됐고, 그 활동을 밑거름 삼아 양양으로 귀농해 본격적인 농사를 짓고 있다.
귀농 첫해인 2018년 현남면 주리 일원의 논 1800평을 구입한 그는 토종 밭작물을 재배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밭으로 전환한 후 붉은 꽃 완두콩을 비롯해 참깨와 들깨 등 토종작물을 차곡차곡 심어 나갔다.
이와 함께 조선오이와 무, 배추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생활 작물도 곳곳에 재배하고 직접 먹어본 후 소량씩 판매량을 늘려 나가고 있다.
도시농부로 시작해 2년차 농사꾼인 박 대표는 많이 재배하기보다는 그 땅의 조건에 맞춰 파종한 토종씨앗이 자신은 물론 소비자들의 몸에 유익해야 한다는 슬로푸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부터는 다량은 아니지만 소소한 수확도 올리며 농사짓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고객들이 토종씨앗으로 재배한 밭작물을 사 드신 후에 좋은 평가를 해줄 때 보람이 큽니다.”
농장 대표보다는 토종씨앗 연구 활동가로 불리는 것이 더 친근하고 정감이 간다는 박 대표는 누구나 와서 보고 느끼고 체득할 수 있는 열린생활농장으로 조금씩 확장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며 소비자들과의 소통도 넓혀 나가고 있다.
토종씨앗 테마농장으로 가꾸는 것이 최종 목표인 박수연 대표는 농장 주변에 아름다운 꽃도 많이 재배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건강한 농원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주현 기자
박수연 ‘수연일상농원’ 대표.
대부분의 시간을 수연일상농원에서 보내는 박 대표가 들깨 밭에서 타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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