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법규 별지서식의 개인정보관련 개정이 시급하다. 오는 7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전면시행을 앞두고 강원도 주요 지자체의 자치법규에 문제점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춘천, 원주, 강릉 그리고 속초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부 별지서식에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는 개인정보를 여전히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지난 5월 20일 조사시점까지도 미 개정상태여서 7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일까지 개정이 완료될지 불확실하다.
지자체별로 개정해야 할 조례, 규칙, 훈령 그리고 예규에 포함된 별지서식의 수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규칙과 훈령은 지자체 단체장 소관이지만, 조례는 시의회 개정의결사항이기 때문에 재개정을 하려면 절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규칙도 엄밀히 말해 조례의 시행규칙이기 때문에 먼저 조례의 재개정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시일이 매우촉박하다.
먼저 시청 담당직원이 모든 별지서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건별로 개인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필자는 자치법규정보시스템(ELIS)을 이용하여 자료를 분석했다. ELIS는 행정자치부에서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행정서비스의 수준향상을 위한 시스템이다. 1997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정책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전 지자체가 공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LIS ‘법규내단어’에서 ‘별지’를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 폐지법규를 제외하고 현행법규만 4개 시 평균 506개의 법규가 검색되었다. 이 가운데 별지서식이 있는 자치법규는 평균 196개로 전체의 38.7%에 해당하는 법규가 적어도 1개 이상의 별지가 첨부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자치법규마다 여러 개의 별지서식이 존재하므로 개정해야할 별지서식은 몇 배 많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13년도 개인정보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 공개거부감 순서는 주민등록번호, 스마트폰 번호, 자택전화번호, 소득정도 순이다. 강원도 4개 시의 전체 별지서식 가운데 15.3%에서 핵심키인 주민등록번호의 표기를 요구하였다. 주민등록번호를 필수로 하고, 스마트폰과 자택전화번호 그리고 소득정도 대신 주소로 대체하였을 경우는 개인정보 표기비율은 평균 36%로 늘어난다. 페이지 수로는 40.5%나 되었다.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별지서식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에 모든 개인정보의 표기를 요구하는 별지서식까지 포함하면 개정해야할 자치법규 별지서식은 몇 배로 늘어난다.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도내 지자체들도 비슷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자체가 서두르는 수밖에 없다. 절차가 다소 번거로워서 그렇지 별지서식의 개인정보보호 대책은 간단하다. 불필요한 개인정보 항목을 삭제하고, 주민등록번호 대신 생년월일로 대체하면 된다. 물론 개인정보 수집동의요구서를 추가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에 지자체가 앞장서야 한다.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주민등록번호 암호화 의무적용, 개인정보 유출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강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개인정보 수집 출처고지 의무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법이 시행되더라도 개인정보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모바일 인터넷 환경추세는 개인정보침해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정보의 안전여부는 일차적으로 개인에 달려있다.
필자는 지난 6월 3일에 있은 한국전자통신학회 2016년 봄철종합학술대회에 이상의 조사결과를 내용으로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ELIS의 조례서식 개선방안’, ‘자치법규 규칙서식의 개인정보 현황과 개선방안’, ‘강원도 자치법규 훈령별지의 개인정보 항목 개선방안’ 등 총 4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끝으로 법의 시행을 앞두고 자치법규가 조속히 완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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