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이 지난달 27일 10.27법난 40주년 추념식을 봉행하고 신군부에 의해 희생된 스님들과 불자들의 넋을 기렸다.
조계종은 이날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비롯해 명예원로의원이자 화엄사 조실 명선스님, 10.27 법난피해자 명예회복심의위원장 금곡스님 등 대덕스님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오전 열린 10.27법난 희생자 천도재에서는 금곡스님이 여는 말을 통해 법난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며, 경과보고와 추념사, 샌드아트로 표현한 10.27법난 동영상이 상영돼 법난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천도재에는 생존해 있는 피해자 스님들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등이 참석했고, 총무원은 코로나19를 감안해 조계종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방송으로 현장을 생생하게 중계했다.
이와 함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는 지난달 29일까지 10.27법난 40주년 전시회가 열려 그 의미를 되새겼고, 봉은사에서도 전시회가 열려 10.27법난의 배경과 경과, 피해자 증언, 불교계 저항과 정부의 사과, 추념관 건립 추진 현황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이날 천도재에 앞서 전국 교구본사와 10.27법난 피해사찰들은 오전 10시 ‘10.27추념 타종’을 하고 일제히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조계종은 10.27법난 40주년을 맞아 제작한 ‘10.27법난 CI’를 공개했다. CI하단에는 ‘10.27’이라는 법난 날짜를 배치하고 여기에서 한줄기 새로운 희망의 연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는 10.27법난의 아픔을 되새기고 이를 한국불교의 발전으로 승화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10.27법난 CI’는 앞으로 10.27법난과 관련된 모든 홍보물, 문건, 추념관, 명패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10.27법난은 1980년 10월 27일 박정희 대통령 사망 후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가 자신들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내지 않던 불교계를 탄압했던 사건이다. 당시 신군부는 전국 사찰과 암자에 군과 경찰을 대거 투입해 스님을 포함한 불교계 인사 1,800여 명을 불법 연행한 뒤 고문하고 폭행하며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등 만행을 저질렀다. 당시 신군부는 언론 발표를 통해 불교계를 온갖 비리와 범죄의 온상으로 매도하는 등 1,700년 한국불교의 명예를 짓밟았다.
10.27 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장인 금곡스님(조계종 총무부장·낙산사 주지)은 이날 추념식에서 “1980년 오늘 일어난 금세기 초유의 법난은 영문도 모르는 스님들과 불자들의 마음과 몸에 큰 상처를 입혔고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노력으로 정부로부터 공식사과를 받은 데 이어 남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사명은 종단과 우리 불자들이 계속해 나갈 것이니, 부디 영가들께서는 극락왕생하시길 부처님 전에 기원드린다”고 발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금곡스님
금곡스님이 지난달 27일 조계종에서 열린 10.27법난 40주년 추념식에서 여는 말을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