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개소식을 연 ‘속초의료원 분만·산부인과’는 설악권 4개 시·군과 강원도의 협력과 연대로 개설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지난 2월 설악권에서 유일하게 분만실을 운영하던 속초의 한 산부인과가 3월부터 외래진료만 하면서 지역의 임산부들이 출산을 위해 외지로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따른 산모와 가족들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은 물론 야간 출산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이런 상황에서 속초시가 발 빠르게 도에 속초의료원에 분만실 개설을 위한 예산 지원을 건의하고 인근 지자체도 공조하고 지역 도의원도 가세하면서 분만실이 폐쇄된 지 8개월여 만에 필요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지난달 5일부터 지역에서 출산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달 10일에는 의료원에서 첫 출산이 이뤄져 건강한 남아가 탄생했다.
설악권은 다른 도시에 비해 의료환경이 열악한 편이다. 외지에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이 주로 지적하는 문제도 의료시설을 꼽는다. 가뜩이나 인구가 줄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산부들이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 없다면 젊은층의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분만·산부인과가 개설돼 지역에서 24시간 응급 분만과 입원, 산부인과 수술까지 가능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앞으로 속초의료원의 분만산부인과 운영에 따른 손실보전 예산을 설악권 시·군이 인구규모를 반영해 차등분담할 예정이기 때문에 분만산부인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시·군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의료원도 임산부들에게 편안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분만·산부인과 개설을 계기로 설악권 시·군이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 간 협력과 연계를 강화하고, 다른 영역에서도 공조체제를 갖춰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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