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니박(박병춘) 작가의 ‘울산바위의 사계’ 전시가 속초 노학동 ‘갤러리카페 휘’에서 지난 12일부터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그린 다양한 울산바위 그림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전시작에는 울산바위의 사계뿐만 아니라 달밤, 대낮, 해질녘 등 여러 시간대의 울산바위 모습이 표현돼 있다.
전시작들은 거대한 자연물을 그린 정적인 풍경화이지만 글라이더, 구름, 빨간 버스 등 작가 특유의 표현 요소는 색다른 느낌을 자아내며 갈고리처럼 점을 찍어 표현한 숲도 그림에 개성을 더한다.
다양한 각도의 울산바위 그림은 마치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이 생 빅투아르 산을 다양한 관점으로 그린 것을 연상시킨다.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는 세잔이 생 빅투아르 산을 계속 그린 것은 “매 순간의 빛이 하나의 선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작가의 그림에서도 그가 설악산 울산바위를 바라보는 매 순간을 마치 선물처럼 여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박 작가가 울산바위에 매료된 것은 대학 때 울산바위를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25년 전부터 울산바위를 그리기 시작했고 3년 전에는 토성면 성천리 울산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작업실을 마련해 울산바위 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그는 작업실에서 아침이면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울산바위와 교감했고 그 매력에 더욱 빠져들었다.
박 작가는 “세계 여러 곳에서 바위산을 봐왔지만, 그중에서 설악산 울산바위가 가장 멋지고 그 사연도 재미있다. 한국의 자랑거리인 울산바위를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작업에 몰두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작가는 지금까지 50여 점의 울산바위 그림을 그렸으며 스케치까지 합치면 100여 점 정도가 된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추니박 작가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2014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등에서 32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LA아트쇼 특별전 등 150여 회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2006년에 동아일보 주최 ‘올해 최고의 작가’ 한국화 부문 1위에 올랐고 2010년에 중앙일보 주최 ‘평론가 50인이 뽑은 3040 10대 작가’에 선정됐다. ‘추니 박’은 원활한 해외 활동을 위해 정한 활동명이다. 갤러리카페 휘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내년 5월까지 진행된다.
한편, 이번 전시를 마련한 갤러리카페 휘 황경휘 대표는 “앞으로 갤러리를 좀 더 단장하고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갤러리카페 휘는 속초 노학동 속초종합경기장 맞은편 황대구탕 2층에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추니박 작가.
추니박 작가의 <7월의 이른 아침 울산바위>(20×70cm, 한지에 먹, 아크릴,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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