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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ㅣ / 콘서트와 대의 민주주의
등록날짜 [ 2020년10월12일 09시40분 ]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습니다. 저는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지난 추석연휴 동안 KBS 2TV에서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나온 가황(歌皇) 나훈아의 멘트이다.
동생들도 오지 못하게 하고, 가족끼리 단촐하게 보내야 하는 5일간의 연휴 동안 딱히 할 일도 없고 볼만한 프로그램도 없던 차에, 오랜만에 보는 가수 나훈아의 콘서트라 궁금한 마음에 TV 앞에 앉았다. ‘TV조선’ 방송국에서 기획된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 두 편의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트로트 중독증에 젖어드는 현상을 보며 조금은 걱정되는 측면도 있었다. 아니라 다를까. 최근에는 채널만 돌리면 ‘000 트롯’, ‘00 트롯’ 하면서 짝퉁 프로그램들이 메인 시간대를 점령해 나가는 것을 보며 식자우환(識字憂患)의 마음으로 시청하고 있던 필자에게 가황 나훈아의 멘트는 큰 충격이었다.
특히 코로나19와 정치권의 보수답지 못한 보수와 개악을 개혁이라 궤변하는 정쟁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신곡 ‘테스형!’을 선보이면서 세계적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하여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왕의 권력과 아첨꾼들의 궤변에 복종하지 않았다. 그는 민중을 현혹하며 자기기만에 빠진 아첨꾼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언행과 양심의 불일치를 돌보고, 배려해서 자유로운 주체로 바로 설 것을 당부했다. 소크라테스는 선동가들의 아첨과 함께 자기 자신의 내면을 현혹하는 나르시시즘적 아첨을 경계했다”고 일갈하며 현 정치권의 상황을 꼬집는 멘트를 들으며 답답했던 속이 시원해졌다.
방송 내내 노래보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더 집중하면서, 필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정한 헌법 제1조 1항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인가? 필자가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조문 때문이다. 과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의 것인가?
작금에 벌어지는 한국의 정치 행태를 보면서 나는 헌법 1조 2항에 대해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혹자는 그것이 대의 민주주의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그냥 눈을 감자고 한다.
그 오래된 눈감음이 결국 대한민국 정치의 오늘을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왜 우리는 우리가 직접 뽑은 선출직 정치가나 행정가들이 잘못했을 때, 직접 그들에게 잘못을 물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는지를 되묻고, 고쳐나가야 한다. 헌법에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법률이 정하는 공무원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여 직무를 집행하였을 때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을 요구하는 ‘탄핵 소추권’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현행 ‘탄핵소추권’은 국회의원들만의 권한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그 권한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은 눈가림이다. 다행히 최근에 그런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발의되고 있다. 필자의 생각은 모든 선출직에 대해 ‘국민 소환제’가 법제화되어야 한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입니다.” 가황의 말에 일부 동의한다. 그러나 아직 1등 국민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모두가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전까지는….
재미있는 콘서트를 보면서도 재미없는 정치를 생각하는 필자 또한 식자우환(識字憂患)이다.
김종헌
시인·설악문우회 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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