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우 작가의 소설집 《누구세요》가 이번 달 출간됐다. 이 소설집은 작가의 단편 작품 11편을 모은 것으로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소설집 《누구세요》의 제1부에는 인간 탐구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실려 있다. 1부 각 작품의 주인공들은 개인적인 고통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들이다. <신처용가>에서는 월경 중 도벽을 가진 여성이, <눈물>에서는 울지 못하는 남자가, <누구세요>에서는 치매에 걸려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이가 각각 등장한다.
제2부 소설들은 의식의 흐름이라는 소설 창작 기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심리 묘사로 가득하다. <길>은 임도를 트레킹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방향을 잃은 주인공의 자기성찰을 다룬다. <해무>는 사랑하는 사람 대신 다른 사람과 결혼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에서는 사랑과 미움을 같은 것으로 보는 항간의 시각을 부정한다. 사랑과 미움은 둘 다 불완전한 구조로 되어 있어 변화하기 쉬운 비슷한 속성을 가지기에 사람들이 사랑과 미움을 같은 것으로 보게 된다고 짚고 있다. 이외 <갈증>은 능력보다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를 거부하는 사람을 다루고, <탈>은 괴물 탈을 쓴 사람을 관찰하는 이야기이며, <모기>는 정신병원에 입원했지만, 행복을 꿈꾸는 이가 주인공이다.
제3부에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비문증>은 비문증이 있는 미술관 큐레이터의 애환을 그린다. 비문증이란 시야에 작은 점이 보여 마치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큐레이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창문 너머의 꿈>은 젊은이의 좌절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공무원이 되려고 하다가 모텔 창구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난청>은 경쟁 사회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그린다. 작가는 <난청>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밖에는 저마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갖은 방법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생존의 불빛이 현란하다. 이제 당신은 또 다른 생존을 위하여 저 불빛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완우 작가는 원주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추계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 박사학위를 받았다. 속초고, 속초여고 등에서 교직 생활을 했으며 현재는 창작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2000년 단편소설 <이브의 초상>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와, <신처용가>, <비문증> 등의 단편소설과 《진지왕의 진지한 스캔들》, 《머구리》, 《누가 사랑을 저어하랴》, 《몽진》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이완우 작가.
이완우 작가 소설집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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