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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앞둔 농작물 폭우 피해 농민들, 한숨… 막막…
“노지 배추·무·상추 등 피해 커” / “벼 수확량 예년 30% 이상 줄듯”/ “비닐하우스 복구비 너무 부담”
등록날짜 [ 2020년09월21일 16시54분 ]

올해 장마는 유난히 길었고 폭우는 크게 세 번이나 쏟아졌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시가지부터, 해변, 산촌 할 것 없이 모두 심했다. 해안에서는 각종 시설이 물에 잠긴 곳도 많았으며 폭우가 쏟아진 이후에는 해양쓰레기들이 해변을 가득 메웠다. 농촌에서는 산사태로 비닐하우스가 부서지고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흉하게 훼손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폭우가 쏟아진 지 1주일 정도 후에 들어본 농민들의 말에는 한숨과 막막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황철순 농촌지도자 고성군연합회 회장은 “폭우로 밭작물은 30% 이상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이는데 배추와 무 등 가을 채소는 피해가 더욱 심각한 것 같다”고 했다. 김대호 농업경영인 고성군연합회 회장은 “얼마 전 피해 조사를 마친 보험사 담당자와 얘기했는데, 고성군 전체로 볼 때 벼 수확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과수와 들깨, 참깨 등의 피해가 큰 것 같다”고 했다. 김영철 고성군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은 “현재 배추농사를 짓고 있는데 올해는 태풍 피해를 예상해 미리 배추 모종을 준비해두고 폭우 이후에 다시 심었지만, 결구(채소 알이 참)가 잘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국적 현상이겠지만 올해는 봄 가뭄과 7~9월 폭우로 유난히 작황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흘리지역 피해 커
올해 폭우 때 다른 지역에 비해 강우량이 유난히 많아 피해가 큰 흘리에서는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더 컸다. 흘1리에서 피망, 고추, 셀러리 등을 키우는 임병석(65) 씨는 “세 번의 폭우로 비닐하우스 29개 중 3동이 파손되고 10동이 침수됐는데 비닐하우스에서 아직도 물이 다 빠지지 않았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흘리에서 25년째 살고 있는데 태풍 ‘루사’와 ‘매미’ 때에도 이렇게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아직도 복구비용을 다 계산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임 씨의 비닐하우스 안에는 폭우 시 흘러든 토사 때문에 두둑과 고랑 높이가 거의 같았다. 임 씨는 “이런 상태면 비닐하우스에서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식물 뿌리가 곧 썩을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복구할 것이 너무 많아 복구를 포기하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하우스 하나를 덮친 토사를 제거하는 데 굴착기와 덤프트럭 작업 비용으로 하루에 각각 60만원씩 들고 피해장소 한 곳당 작업 일수는 3일 정도 걸리는데, 이러면 벌써 360만원의 복구비용이 들고 비닐하우스 철거와 신축 비용까지 고려하면 너무 부담스럽다”며 막막한 표정을 지었다. 임 씨는 “그래도 비닐하우스 농사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며 “배추, 무, 상추 같은 노지 농사를 위주로 하는 이들은 매우 심각해 보인다”고 했다.

“폭우로 배추 20% 정도만 남아”
지난 15일 돌아본 흘2리의 한 배추밭에서는 훼손된 배추들로 가득했다. 흘2리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폭우 피해로 심었던 배추가 20% 정도만 남았고 시금치, 피망도 그 정도 수준으로 남아 있다”고 체념한 듯 덤덤히 말했다. 흘2리의 한 상추밭은 대부분이 비어 있었고 한쪽에는 새로 심은 상추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 밭의 주인은 “폭우 이후 상추가 대부분 망가져 더 이상 농사가 힘들어 상추밭을 갈아버렸다”고 했다. 흘리에서 무 농사를 짓는 용대리 농민은 “이번 여름에 비가 너무 많이 와 농약도 못 쳐서 무가 아직도 주먹만 하다”고 했다. 알프스스키장 인근의 잡초가 가득한 밭에서 상추를 따던 한 농민은 “이곳에서 59년째 살고 있는데 이렇게 심각한 피해를 본 적이 없다”면서 “두 시간 동안 상추를 따도 찢어진 잎들이 대부분이라 반 상자도 못 채우고 있다”며 “박스값만 100만원이 들었는데 박스값도 못 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밭 주인인 동생이 지금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앞으로 어찌 살지 막막하다”며 계속 한숨을 내쉬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고성 흘2리 배추밭에 태풍과 폭우로 파손된 배추들이 가득하다.
고성 흘1리에서 산사태로 뿌리째 흘러내린 나무가 비닐하우스 앞에 있다.
 

이광호 (campin@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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