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옥 조각전 ‘자연의 소리(Sound Of Nature)’가 지난 1일부터 고성군 토성면 바우지움조각미술관 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 중이다.
10월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이성옥 작가는 스테인리스를 주재료로 자연의 여러 요소를 표현한 작품을 전시했다. 작가는 잠자리, 물방울, 나비, 호수, 강, 풀 등 부드럽거나 연약한 것들을 모티브로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
작품 ‘자연의 소리-쇠소깍의 기억’은 물결처럼 앞뒤로 휜 강철판 위에 푸르고 파란 빛깔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투명한 도장을 입혀 제주도 쇠소깍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자연의 소리-청초호의 기억’은 거대한 쟁반같이 오목한 강철판 위에 그라인더 자국으로 풀들이 표현돼 있고 작품 뒤로는 후광으로 푸른 조명을 은은하게 발산한다. 잠자리의 날개나 물방울들이 거대하게 표현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작가는 잠자리 날개를 표현한 작품을 두고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잠자리의 날개는 너무도 얇고 연약해 보이지만 잠자리는 이 날개로 대양을 건널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손으로 잡아봤던 잠자리의 날개에는 이런 놀라운 능력이 담겨 있음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작가가 강철로 연약해 보이는 자연물들을 표현한 것은 자연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방편이다.
“자연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강하고 위대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자연을 훼손해 왔고 그로 인해 인간의 삶마저 피폐해지게 됐습니다.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며 인간은 자연과의 조화를 지향해야 합니다.”
이성옥 작가는 성신여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이자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개인전을 20회 열었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5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이성옥 작가의 ‘자연의 소리-청초호의 기억’.
이성옥 작가의 ‘자연의 소리’. 거대한 잠자리 날개가 자연의 위대함을 예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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