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5일 척추 수술 후 허리가 아파 내가 만든 조그만 산채농장마저 가꾸지 못하고 무료하게 소일하다 영랑동 마을지킴이 친구를 만나, 나도 노인일자리에 참여할 수 없겠냐고 물었더니 시니어 클럽 팀장에게 말해 보겠다고 했다. 그 후 며칠이 지나 전화가 왔다. 팀장에게 말했더니 그 팀장이 당신을 잘 알고 있더라며 찾아가 보라고 했다.
그후 시니어클럽을 방문했고 그 팀장을 만나 노인 일자리를 지원해서, 그해 8월 1일부터 시작되는 사업, 실버택배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속초시와 속초우체국간 협약으로 마련된 노인 택배사업은 우체국에서 택배 물량을 지역별로 구분해 차에 실은 다음 현지로 이동한 후 먼저 아파트 동별로 분류하여 수령인에게 전화하여 재택여부를 확인하고 배달물건을 놓을 장소를 문의한 후 수령인 희망대로 배달하는 일이었다.
택배 물건 배달을 완료하면 우체국 전산시스템에 배달 처리 정보를 입력하는 P.D.A.라는 전자기기가 있는데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기기였다. 다른 동료들은 복잡한 전산 기기사용을 꺼려했지만 직장생활 당시 컴퓨터 엑셀파일을 사용했던 나는 허리도 안 좋고 하여 선뜻 P.D.A. 사용을 지원해서 기기를 잡게 되었다. 때론 기기가 말썽을 일으켜 고전도 하였고 또 수령인이 전화를 잘 받지 않아 짜증도 났지만 그래도 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엔 가슴 뿌듯함을 느꼈고,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이 못지않게 일을 처리 한다는 사실만으로 보람을 느꼈다. 시인 이채는 인생 칠십이면 가히 무심이라 했지만 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재미도 제법 느꼈다. 특히 베트남인,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수령인과 그들 말로 대화할 때는 다른 사람은 못하는 외국어 실력을 발휘한다는 자부심으로 가슴 벅찼다. 또 외국어로 쓰인 이름은 다른 동료들이 나를 통해야만 이름을 적을 수 있어 일명 통역관으로 통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0년 1월이 되었는데, 내가 회장으로 있는 경로당에 청소 도우미 한 사람이 배당되었으나 지원자가 없어 선발을 못하게 되어 회장인 나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신청을 하게 됐고 청소 도우미로 선발되어 택배 일자리는 아쉽지만 그만 두어야 했다. 그러나 경로당 도우미는 오래가지 못했다. 3개월이 지나 속초시에서 경로당 회장, 부회장, 총무 등 경로당 임원은 경로당 도우미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시니어클럽을 찾아 일자리를 희망하여 올해 7월 1일부터 우리마을 안전 지킴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 동료들을 따라 하면서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려고 출근하는 장소에 담배꽁초도 주워 모아 버리고 솔선수범하려 노력 중이다. 우리마을 안전지킴이 일은 3시간이면 끝나고, 경로당 방역수칙 지킴이 활동을 할 수 있어 좋다. 방역활동봉사를 마치면 귀가하여 운동에 나서는데 2Km 걷기 운동 후 샤워를 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이처럼 활동적인 노년, 경로당 봉사로 존경받는 노년, 이만하면 나의 노년은 활기차고 즐거운 노년이 아니겠는가?
김광기
우리마을 안전지킴이 조양 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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