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분(70, 사진) 한국전몰군경미망인회 속초시지회장은 27년 전 해양경찰로 근무하던 남편을 잃었다.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한국전몰군경미망인회 속초시지회장을 맡고 있다. 지회 회원은 127명으로 그 중 2명이 6.25한국전쟁 미망인이다. 20대에 혼자된 6.25전쟁 미망인들은 평생 농사를 짓거나 세차를 하는 등 굳은 일을 하며 아이들을 키워냈다.
“그런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이 나라에서 평화롭게 살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김 지회장이 40대 초반 갑자기 혼자가 됐을 때 같은 처지의 미망인들에게 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았고 27년을 함께 해온 지금은 회원들과 눈만 마주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이가 됐다. 그는 회원들에게 늘 ‘우리는 나라에서 예우해주는 사람들이니 자부심을 갖자’고 말한다.
힘든 시절도 가고 이제는 두 아들이 장성해 공무원과 경찰로 근무하고 있다. 남편 없이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공로를 인정받아 김 지회장은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뒤 전몰군경미망인회 회장으로서 회원화합과 봉사활동 등에 노력한 공로로 국무총리상, 대통령상도 받았고 지난해에는 보훈대상도 받았다. 손자들과 함께 남편이 묻혀있는 대전 현충원을 찾을 때면 비로소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나 이만하면 잘 살았지’라고 말하곤 한다고.
요즘은 예전보다 보훈이나 안보에 대한 인식이 많이 희석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김 씨는 어린이집 원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화꽃 한 송이’라는 현충일 헌화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6월 2일 충혼탑 앞에서 열린 헌화 행사에 속초 키즈어린이집 원아 40명과 함께 참여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현충일이면 놀러가는 날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음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