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이 서면 용천리 690번지 일원에 167억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해 국내 최초로 연어자연산란장을 조성하려는 이유는 남대천에 연어가 소상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하천의 건강성을 확인하고, 친환경 연어 산업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연어자연산란장이 단순한 생태체험시설을 넘어 하천의 건강성을 바탕으로 현재 답보상태에 놓인 연어자원증강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와 함께 연어 양식사업 활성화는 물론 연어축제 다변화, 부가산업 경쟁력 강화, 제도적 뒷받침 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남대천 친환경 생태공간 재구성
우리나라 회귀연어의 70∼80%가 소상하는 모천인 양양남대천은 말 그대로 연어의 고향이다. 건강한 하천 생태계의 지표로 불리는 연어가 가장 많이 소상하는 남대천은 생태계의 보고다. 양양군은 연어자연산란장 조성사업과 맞물려 김진하 군수 주도로 남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그동안 낙산해변과 연결된 남대천 하구의 친환경 정비를 통해 더 많은 연어가 원활하게 소상할 수 있는 ‘친수통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남대천 하구를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재구성해 방문객들의 이용률을 높여 적정한 경제성도 창출할 계획이다.
양양군은 연어자연산란장이 지난 20년 동안 추진해온 연어산업화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판단 아래, 남대천 하류는 방문객들의 이용도를 높게 하고, 중류는 소상하는 연어의 자유로운 이동통로로, 상류는 연어를 통해 하천의 건강성을 다시 한 번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진하 군수는 “우리나라 연어의 모천인 남대천이 글로벌 생태하천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국내 최초로 조성하는 연어자연산란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행정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연어자원증강, 정부가 관장해야
자연산란장 조성을 통해 연어산업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연어선진국들처럼 충분한 연어자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연어자원증강사업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연어사업 50년을 맞아 0.6%에 불과한 연어회귀량을 연어기원국들과 같은 수준인 5%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국수산관리공단 산하의 내수면생명자원센터를 전문연구기관으로 전환해 해양수산부의 독립부서로 전문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연어증강사업을 관장하면서 연어연구도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어가소득원 증대의 한 분야로만 취급되는 경향을 보여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어전문가들은 미래 동력원인 연어사업 분야를 현재처럼 공기업 산하에서 담당하지 말고 국가사무로 정부가 직접 관장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두호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은 “연어산업의 경쟁력은 자원량 확보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첨연어 양식사업도 검토 필요
현재 부족한 연어자원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하천으로 소상하는 첨연어의 회귀량 증가가 필수적이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성과 양양에서는 민간업체들이 양식연어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인 첨연어의 부족한 자원량을 대체하기 위해 이들은 캐나다 은연어를 비롯해 태평양과 북대서양 연어 등을 육상양식을 통해 대규모로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신속한 투자유치 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양식사업의 전환점 마련을 위한 제도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가성비 높은 외래종 연어의 양식사업이 어려움에 봉착하자, 최근에는 토종인 첨연어를 외해가두리로 양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수면생명자원센터를 비롯한 동해안 연어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 연어산업화 추세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면, 첨연어의 대규모 양식을 통해 부족한 자원량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그동안 시마연어 등의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노르웨이처럼 첨연어의 양식사업 추진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어연구자들은 “제도적 뒷받침이 까다로운 외래종의 양식에 앞서 노르웨이나 일본처럼 토종 첨연어의 대규모 양식사업을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부가산업화 경쟁력 강화 시급
양양남대천 연어로 불리는 국내 토종인 첨연어로 부가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파마리서치’는 최근 다양한 파생상품 개발로 국제적인 경쟁력과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부터 맛이 덜하다는 이유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국내산 첨연어의 정액과 정소를 이용해 파생상품 개발에 성공한 파마리서치는 생산영역 확대에 따라 더 많은 원료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자원량으로는 부족해 해외수입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연어자원량 증대가 연어의 부가산업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양양남대천 연어자연산란장이 연어자원 증가로 이어져야 하고, 첨연어의 양식사업도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는 게 생산업체의 진단이다.
이와 함께 연어산업화를 일반 대중에게 가장 손쉽게 인식시킬 수 있는 분야인 음식사업의 활성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전통시장과 연계한 연어요리 개발과 전문식당 개업 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오남 연어박사는 “연어라는 특수어종이 일반 대중에게 손쉽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음식만한 게 없기 때문에 많은 종류보다는 단 몇 개라도 대표적인 연어요리를 개발해 보급하는 게 절실하다”고 했다.
연어보호 제도정비 뒤따라야
양양남대천 연어자연산란장 조성사업이 올해부터 기본계획수립을 시작으로 본격화함에 따라, 그동안 느슨했던 연어자원보호정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는 2024년 연어자연산란장이 본격 운영에 들어가기 전에 현재 바다에서는 10월 1일부터, 하천에서는 10월 11일부터로 이원화한 포획 금지 기간을 10월 1일로 일원화하고, 2024년부터는 하천연어는 연중 내내 포획을 금지해야만 연어자연산란장 조성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갈수록 들쭉날쭉해지고 있는 방류연어의 회귀량 증대를 위해서는 바다연어의 남획방지 차원에서 연근해에서 연어잡이를 하는 정치망 어선의 쿼터량 도입을 통해 회귀연어의 안정적인 개채 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20년 동안 부진했던 국내 연어산업화의 새로운 전환점 마련을 위해 추진하는 국내 최초 연어자연산란장이 토종 국내연어의 자연회귀율 증대를 매개로 친환경 생태환경의 거점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하천의 건강한 생태계 유지와 함께 총체적인 제도정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김진하 군수는 “2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조성하는 국내 최초 연어자연산란장이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제도적 정비가 충분해야 한다”며 “주도면밀한 검토와 사업 추진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도록 연어자연산란장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진하 양양군수
김두호 내수면생명자원센터장
유용선 파마리서치 생산부장
김진하 양양군수가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연어자연산란장과 연계해 남대천의 건강한 생태계 유지와 원활한 후속 연계 산업화 추진을 위해 하류지역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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