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의 역사적 배경을 알면, 그리스도교를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김승철(사진) 서울영상의학과 원장이 그리스도교의 탄생과 변화과정을 다룬 <그리스도교의 진화 1·2권>(좋은땅)을 펴냈다.
책은 그리스도교의 뿌리가 되는 유대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서기 800년까지 그리스도교 역사를 담았다. 소수의 정교회와 예수의 열두 사도에게 기원을 두는 일부 개신교를 제외하면 이 땅의 그리스도교는 800년에 정립된 서방의 그리스도교에 기원을 두거나 빚을 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서 “유대교의 역사를 알기 위해 유대와 주변의 역사를 이야기하게 되고, 예수와 제자를 이해하기 위해 유대와 로마의 역사를 이야기할 것이며, 그리스도교의 변화 과정을 알기 위해 로마와 게르만인들의 역사를 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도교인에게 예수는 세상을 만든 하느님이기 때문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인식된 예수는 수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유대인들이 그리스도교를 만들었지만 그리스도교의 주역은 헬라인, 로마인 그리고 게르만인 순으로 시대에 따라 바뀌고 확장되었다. 제국주의 시대에 힘을 가졌던 서양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그리스도교만 보여주었고 서양의 문물을 동경하던 이들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헬라인, 로마인 그리고 게르만인들이 만든 그리스도교가 본연의 그리스도교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그 시대 유대인 남자는 작은 키에 까무잡잡한 얼굴 그리고 짧은 곱슬머리였지만 우리에게 인식된 예수는 키 크고 늘씬하고 얼굴이 검지 않은 긴 머리의 게르만 왕의 이미지”라며 그 예로 들었다. 나아가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도 서양인이 왜곡한 그리스도교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역설한다. 이어 “역사는 내적 외적 자극에 대한 인간과 사회의 반응이 축적된 것이고, 종교 역시 내적 외적 자극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저자가 책을 낸 의도이기도 하다.
‘그리스도교의 진화’는 1·2권으로 나눠 발간됐다. 1권에서는 하스몬 왕조 이전 유대인을 비롯해 헤롯왕조, 예수, 예수의 제자와 예수운동, 2차와 3차 로마-유대 전쟁과 그리스도교, 밀라노칙령 이전의 주요 교구, 동로마의 역사 등을 담았다. 2권에서는 서로마의 역사부터 바바리안의 역사, 메로빙거의 역사, 밀라노 칙령과 칼케돈 공의회까지 주요 교구, 519년의 봉합에서 800년의 대관식까지 그리스도교 등을 정리해 놓았다.
역사를 좋아해 스스로를 역사꾼이라고 칭하는 김승철 원장은 2013년 헬레니즘 시대를 다룬 <지중해 삼국지>를 펴낸 데 이어 <포용의 정복자 이슬람>(2014), <최초의 이슬람제국 우마이야>(2015), <압바스 연대기>(2016) 등 이슬람 역사책을 세 권이나 낸, 특이한 저술 이력을 갖고 있다.
김 원장은 제주가 고향으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2002년부터 속초에서 ‘서울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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