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을 꾸다, 속초에 섰다. 한 발은 청초호에 또 한 발은 영랑호을 딛고 서서 동해의 일출을 본다. 붉은 일출에 상기된 모습으로 다윗의 머리와 골리앗의 체구로 울산바위 만한 얼굴을 하고 두 팔을 하늘로 들어 포효하는 나를 꿈꾼다.
속초. 왠지 슬픈 도시. 설악은 생각도 못하고 청대산 소나무 세 그루가 안녕하면 하루가 안녕할 것 같았던 어린 시절. 그때 울산바위는 병풍이었고 청초호 주변은 오징어와 노가리가 할복되고 건조되는 삶의 현장이었던 속초살이는 실향 그 자체였다. 영랑호는 소풍날 보물찾기 같은 재첩의 호수였다. 중앙시장을 지나고 수복탑을 지나 오리바위 섭 따러 가는 길. 그 아득했던 옛날을 소환하며 나의 카타르시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하려고 이 글을 쓴다.
바람 하나. 밤바다는 언제부터인가 다도해의 남해안에 그 명성을 빼앗긴 것이 분명해진 것 같다. 만약 우리 속초가 외옹치 위쪽 레이더 기지가 있다는 롯데리조트 뒤쪽 부근에서 50여미터 높이의 철재 주탑을 세워 조도섬까지 와이어를 늘어트리고 그 끝을 영금정 등대와 연결하여 케이블카를 운영한다면, 소형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다보는 속초 밤바다는 어떤 모습이고, 설악이 펼쳐놓은 낮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왜 우리는 개발과 보전의 양면에서 우왕좌왕하는지 모르겠다. 이 문제는 개발과 보전이 아닌 공존의 문제로 자연이 편한 만큼만 사람도 편해져야 하는 공존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바람 둘. 여러분은 만주 벌판을 아시나요. 대포항과 설악산입구 사이 마레몬스호텔 뒤편에 넓은 분지형 언덕이 있다. 청대산 아래 떡밭재 동쪽 기슭, 동해가 바라다 보이는 이곳을 공영개발하여야 한다. 이곳에는 고도 무제한의 호텔과 콘도미니엄, 아파트 등이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설악산 입구와 대포항 사이 해안선 삼사백미터 앞 바다 그 아래 더 넓은 미역바위, 내가 칭하는 만주벌판 이곳에는 해수부를 설득해 해상호텔을 유치해 건설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설악산 숙박단지는 최초의 모습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캠핑카가 머물기 편한 공원으로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설악산 숙박단지의 업주들에게는 이곳의 대토에 따른 우선 분양권을 주어야 할 것이다.
바람 셋. 영랑호 수변지역 약 50미터를 산책로와 공원으로 설정하고 그 뒤편은 모두 관광 취락지구로 바꾸어 한국 최고의 부촌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영랑호 위령탑에서 속초고 방향과 범바위에서 위령탑 방향으로 부교형 출렁다리와 구름다리형 출렁다리를 놓아야 하고 관광 성수기에는 청초호와 영랑호에서 분수쇼를 해야 한다. 또한 옛날 화랑 영랑이 뛰어 놀던 이곳에 그 위상에 걸맞은 교육시설을 유치해야 한다.
바람 넷. 미시령 매표소 부근에서 달마봉을 경유하는 울산바위 쪽으로 케이블카를 놓아야 한다. 이 케이블카는 출향기업인들과 시민출자금으로 세우고 울산바위 상단 팔부능선에는 투명잔교를 만들어 관광의 흥미를 더하도록 해야 한다.
바람 다섯. 물은 십오만 아니 이십만 시민의 미래 속초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따라서 양양과의 광역 상수도계획은 계속적으로 설득해 이해시키면서, 고성과의 광역상수도 문제도 도농 통합의 정신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그래서 도원저수지 옆인 구성리쪽에 농업용 저수지를 신설하고 도원리 저수지는 상수원으로 사용해야 한다. 통일 이후 우리 속초는 양양도 품어야 하지만, 고성을 같이 품는 것도 금강을 품는 것이라는 면에서 동시에 생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포효는 아니, 나의 구운몽은 설악의 일출이 끝날 쯤에 깨었다. 한국의 모든 도시들이 성장, 발전하여 왔다. 그중에서 우리 속초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는 것에 비할 때, 여타 관광도시와의 비교우위에서 발전의 속도가 오늘날까지 월등하였다 할 수 있을까? 노력하고 유치하지 않으면 천혜의 관광자원에 대한 누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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