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과 관련해 지역사회의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속초시가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동 순회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11일 오후에는 청호동 주민자치위원과 통장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설명회가 진행된 청호동 다함께 돌봄센터 앞에는 설명회 전부터 환경단체에서 ‘영랑호 부교와 데크로드 설치를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날은 참석자와 환경단체 간의 설전이 오가며 파행을 겪었던 지난 7일 노학동 순회 설명회 때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순희 자치행정과장(관광과장 겸임)은 설명회에서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과 관련해 모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듣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주민대표인 주민자치위원과 통장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게 됐다”며 “현재 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용역에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최근 환경단체 등에서 전단지 배부와 1인 시위 등을 통해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 시는 이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고 앞으로도 시간을 갖고 다양한 목소리를 계속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시는 사업 계획 변경 내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시는 “당초는 부교1을 철새서식지가 있는 모래톱에서 동쪽으로 165m 떨어진 지점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이격 거리를 최소 250m 더 멀리 계획하고 있다”며 “교량 형식도 당초 계획했던 기둥이 있는 목교 교량의 경우 경관 훼손 및 수중 환경오염 우려가 있어 현재는 부교 설치로 변경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부교 위치 변경으로 부교1과 연결되는 데크로드 조성구간도 당초 1.1㎞에서 665m(출발지 건너편)로 줄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보광사미니골프장 인근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연결되는 부교2의 경우 당초는 호수를 따라 280m 구간에 수변데크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95m 구간에 산책로를 조성해 기존도로와 연결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시는 주차장 확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교1 출발지와 호수 건너편 지점에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신세계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총 37억5,000여만원을 들여 부교 2개소, 데크로드, 경관조명, 야외학습체험장 등의 영랑호 생태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영랑호리조크 파고라 시설이 있는 지점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연결되는 부교1은 폭 2.5m 길이 400m 규모로 중간에는 수변광장 등이 조성되며, 부교2는 폭 2.4m 길이 50m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이어 진행된 질의 시간에서 한 참석자는 “뉴질랜드의 경우 현재 속초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설들을 만들어 관광객 유치에 큰 효과를 보고 있어, 시는 지금 계획하는 시설보다 더 확대해 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개발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더 많은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어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성도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영랑호 습지공원도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시가 또다시 많은 예산을 들여 부교를 설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안나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속초시가 설명회에서 환경단체의 주장이 틀린 정보라고 설명하는데 우리가 배포한 전단지 등은 당초 시가 제작한 자료를 기초로 만들었는데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우리는 영랑호가 청초호와 더불어 속초시의 대표적인 보물인 만큼, 개발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설명회가 지난 11일 청호동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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