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속초시의원의 부인이 자신의 자녀와 싸운 아이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시의원 부인에게 맞았다고 주장하는 한 주민은 최근 시의회 홈페이지에 ‘아동 폭행 현장을 외면한 현직 시의원님의 양심에 질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주민은 “지난 4월 16일 오후 속초시 교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자신의 아이와 A 시의원 아들 간의 다툼이 있었다”며 “상황이 끝난 후 A 시의원의 부인이 아무런 방어능력이 없는 우리 아이에게 폭행을 가하고, 아이가 소지한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 파손시킨 데 이어 자신의 집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휴대폰은 후에 A 시의원 가족에게 요구해 돌려받았다고 했다.
이 주민은 이어 “문제는 뒤늦게 현장에 나타난 A 시의원이 폭행으로 목과 가슴 등에 멍이 든 우리 아이에게 아무런 응급조치도 하지 않고 부모인 우리에게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4개월간 그 어디에서도 A 시의원의 부인 외에는 A 시의원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고, 더욱이 사과 한마디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더 분통이 터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 시의원은 “이유를 막론하고 사과드린다. 사고 당일 집에 와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의 엄마가 해당 주민의 자녀에게 감정적으로 행동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것이고, 아이의 엄마에게 사과하고 보상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하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개입을 하지 않은 것은 사고 이후 바로 형사고소가 이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야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며 “얼마 전 있었던 형사조정에서 해당 주민 측에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요구했고, 아이 엄마가 거기에 응할 수 없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A 시의원은 “무엇보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아이 엄마의 남편이고 아들의 아빠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속초시의회의 행태도 빈축을 사고 있다. 시의회는 해당 주민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1~2일만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의회는 ‘개인에 대한 비방 글은 삭제할 수 있다’는 입장인 데 반해, 지역주민들은 공인인 시의원과 관련된 민원 내용을 단순한 개인의 일로 보는 시의회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지역주민은 “시의회 홈페이지에 ‘의회에 바란다’는 소통 창구를 마련해 놓고 정작 의원 비판 내용은 싣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시의회 홈페이지에는 ‘개인에 대한 비방 글은 내릴 수 있다’고 안내돼 있고, ‘의회에 바란다’에는 일반 민원 내용이나 의회에 바라는 사항 등만을 게재할 수 있어 부득이 개인 비방 내용인 해당 글을 삭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고명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