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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체육계 악습의 고리 끊어야 한다
등록날짜 [ 2020년07월27일 18시00분 ]
필자의 큰손녀는 중장거리 육상선수이다. 중앙초등학교 6학년 때 방과 후 교실에서 육상의 소질이 발견되어 선생님의 권유로 속초여중에 입학하였다가 2학기 때 강원체육중학교로 전학하여 중2 때 학생구간마라톤대회에서 구간 신기록 수립으로 우수선수상을 받고 전국 꿈나무육상선수로 선발되었다. 강원도에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김천 한일여고에 진학하여 벌써 3학년이다. 고1 때부터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하여 3000mSC 장애물경기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2년 연속 획득하고, 작년에는 국가대표로 참가한 홍콩인터시티국제대회에선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올해도 계속하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큰손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400m트랙 30바퀴를 기록을 재며 달리는 혹독한 훈련을 한다. 육상은 누가 등 떠민다고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며 누가 도와줄 수도 없고 본인이 좋아서 하는 개인기록 운동이다. 그러나 훈련과정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항상 착잡하고 안쓰럽다.
작년 초부터 터진 체육계의 상습폭력과 성폭행의혹 등 미투의 시발점이 되었던 각종사건에 온 국민은 경악했다. 체육계는 심각한 위기감속에 자정노력과 변화와 혁신을 약속했다. 체육계의 악습을 바꿀 마지막 기회라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든다고 했다. 정부차원에서도 금방이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다양한 권고안을 쏟아냈으며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해결된 듯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6월 경주시청 소속의 철인3종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는 종목으로 손꼽히는 철인3종 선수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우리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선수는 관계기관에 계속해서 피해를 호소했다고 한다. 어느 한곳에서라도 진정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금년 1월부터 70년 만에 선거를 통한 민선체육회장 시대의 막이 올랐다. 이전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직을 겸했다. 민선체육회장 출범의 명분과 취지를 살려 체육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체육인 모두 소통과 신뢰, 존중과 배려 등 시대상황과 여건에 맞는 마음가짐으로 다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하지만 6개월여 만에 이런 끔찍한 사태가 발생한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허무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체육계는 물론 온 국민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이기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생명인 전쟁무기를 다루는 군대에서도 이제는 구타뿐만 아니라 얼차려도 사라진 클린문화가 정착되었다. 체육계에는 “운동선수는 맞아야 성적이 오른다”는 예전부터 내려온 잘못된 관행이 있다는데 구타는 필요악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나 때는 말이야”를 외치고 있을 것인가?
제2의 최숙현 선수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관리, 감독이 아니라 상시 현장점검 강화와 학연, 지연 등 인맥청산과 온정주의의 솜방망이 처벌 등 체육계의 구조적인 악습을 바꿔야 한다. 체육계의 고질적인 폭력 및 성폭력 등 스포츠 인권관련 사건들은 성과지상주의와 메달지상주의에 따른 체육계 내부의 폐쇄성, 지도자와 선수 간의 수직적 관계 등 구조적 원인이 문제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번에야말로 철저한 조사와 원인을 찾아 가해자들만 처벌하는 대증요법이 아니라 그런 악마들이 또 나올 수 있는 제도적인 문제는 없는지 근본적인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체육인들이 솔선수범하여 체육계의 악습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육상선수로서 성공해보겠다고 스스로 선택하고 맹훈련으로 노력하는 육상선수 손녀를 둔 할아버지인 필자는 걱정이 되기 때문에, 두 눈 부릅뜨고 체육계를 감시할 것이다.
최영걸
속초시사회복지협의회 명예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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