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고성군 죽왕면사무소에서 열린 ‘뽀로로스카이테마파크호텔’ 투자유치 관련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고성이 오가는 속에 파행을 겪었다. ‘뽀로로스카이테마파크호텔’은 오호리 245-23번지 일원의 군유지에 조성하려는 사업이다. 고성군이 토지 등을 현물 출자하고, 민관합자법인이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설명회는 함명준 고성군수, 함형완 군의회 의장, 김용학·함형진 군의원,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 죽왕면 주민 등이 참석했다.
군 관계자는 뽀로로 테마파크호텔을 비롯해 광역해양관광복합지구사업, 타라소테라피사업, ㈜강원심층수 추진사업 등 송지호 일대 여러 개발사업의 추진 현황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뽀로로 테마파크호텔 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 군수는 “왕곡마을부터 공현진, 송지호, 오호리 일대는 고성의 핵심 사업라인으로 여러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지역 주민의 관점에서 사업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련 사업들을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자”고 했다.
함형완 의장은 “항간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뽀로로 테마파크호텔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으며 바람직한 개발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도 해당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함 의장은 “뽀로로 테마파크호텔 사업부지는 평당 60만원이라는 헐값이 책정됐고 군이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부지를 일반재산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는 법적 문제를 발생시키며 사업 진행 시 주차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군의원들의 발언도 함 의장의 발언과 궤를 같이했다. 김용학 군의원은 “외지 자본의 고성군 투자를 환영하지만, 투자자에게 땅을 매각할 때 군민의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함형진 군의원은 “이 사업이 처음 추진될 때 찬성했지만, 세부적인 것들을 꼼꼼히 짚지 못해 죄송하다”며 “현재 송지호 인근 지역은 공간구성이 난잡해 논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자”고 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설명회는 발언자로 나선 인근 호텔 사업자가 뽀로로 테마파크호텔 사업자 3곳 중 한 업체의 사업 수행 능력을 문제 삼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고 주민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여러 주민이 발언을 통해 “해당 사업자는 이해관계자이므로 이 자리에서 뽀로로 테마파크호텔 사업자를 비방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 주민은 “군과 인근 호텔 사업자가 한패가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설명회 장소를 들락날락하며 소리를 질러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주민이 흥분할 만하지만, 해당 사업은 특혜의 소지가 있다”면서 “군이 해결책을 찾고 실책에 대해 사과하고 다음에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항의성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한 주민은 “뽀로로 테마파크호텔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다른 투자자는 확보돼 있냐”고 함 군수에게 따져 물었다.
설명회에서는 인근 부지의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민은 “특정 업체가 사업을 진행하지도 않고 부지를 오래도록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투기성이며 어서 이를 정리하고 송지호 일대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군수는 정리 발언을 통해 “설명회가 소란스러워 죄송하다”며 “잘못된 것도 공개한다는 생각으로 이 설명회를 열었다.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목표이기에 진의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함 군수는 “앞으로 지역민들이 논의를 거쳐 송지호 일대 사업들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 10일 열린 ‘뽀로로스카이테마파크호텔’ 관련 투자유치 주민설명회가 파행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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