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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30년, 다시 보는 그 시절<15> / 설악권 남북교류와 금강산 관광(하)
금강산관광 중단 12년째…여전히 열리지 않는 길
등록날짜 [ 2020년07월20일 16시24분 ]

2003년 2월 5일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육로로 금강산 가는 길이 처음 열렸다. 이날 남북을 잇는 동해선 임시도로가 개통되어 금강산 육로관광 사전답사단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금강산을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김윤규 사장, 통일부, 관광공사 등 86명은 2월 5일 오전 11시25분쯤 고성군 금강산콘도에 집결해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설치된 임시 남북출입관리사무소에서 출국수속을 밟았다. 그리고 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출발해 오후 2시20분경 비무장지대를 통과했다. 답사단은 금강산 현지에 가서 관광시설 등을 살펴보고 다음날인 6일 오후 4시12분경 군사분계선을 넘어 돌아왔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이 판문점을 제외한 군사분계선을 넘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003년 2월 10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이 내용을 특집기획으로 상세히 보도했다.
2월 14일 오전 11시에는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동해선 임시도로 개통식이 열렸으며, 4백여명의 시범관광단이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산을 다녀왔다. 이때 함형구 고성군수가 시범관광단의 한 사람으로 기념식 행사장에서 북고성 손영근 고성인민위원장과 나란히 앉아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2003년 2월 금강산육로관광 시작
2월 20일 금강산에서 제6차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져 남측 상봉단 4백61명이 동해선 임시도로를 통해 금강산을 다녀왔다. 그리고 다음날인 2월 21일 처음으로 육로를 이용해 금강산 일반관광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북측에서 도로사정을 이유로 버스를 보내지 않아 첫날 금강산 일반관광이 무산되고 말았다. 다행히 다음 차인 2월 23일 일반관광객 204명이 관광을 시작했으며, 25일 511명, 27일 402명이 2박3일의 일정으로 금강산관광을 다녀왔다.
2월 세 차례 관광이 이뤄졌지만 3월 들어서는 금강산 육로관광이 멈춰 섰다. 북한측이 철도 도로공사를 이유로 육로관광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4월에는 사스 확산을 이유로 2개월간 해로관광까지도 모두 중단시켰다.
6월 27일 설봉호가 속초항에서 다시 취항했지만, 8월 4일 정몽헌 현대아산의 회장의 자살로 다시 중단되기도 했다. 8월 13일 설봉호가 다시 취항을 시작하고, 같은 날 금강산 대학생평화캠프에 참가하는 대학생 7백97명이 육로를 이용해 금강산으로 갔다.
육로관광은 6개월 만인 9월 1일 다시 재개되어 관광객 4백93명이 버스 17대를 타고 금강산을 다녀왔다. 본격적인 금강산 육로관광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 금강산육로관광은 중단 없이 계속 이어져 2005년 6월에는 누적 관광객이 1백만명을 넘어섰으며,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1백93만명에 이르렀다. 관광 중단 4개월 전인 2008년 3월 17일부터 자가용으로 금강산관광을 다녀오기 시작했다. 
금강산육로관광이 정상궤도에 오른 2003년 11월 19일 금강산관광 지역활성화 고성군대책위에서는 금강산 육로관광의 출입국시간 조정과 관광객 모객센터 설치, 환경개선부담금 징수 등 지역활성화 대책을 현대아산에 건의했다. 이후에도 대책위는 수차례 지역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대아산은 2006년 7월 11일 현내면 초도리에 화진포 아산휴게소를 지어 그동안 금강산콘도에서 진행하던 관광증명서 발급과 방북교육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지역과의 상생의 길도 열렸다. 2007년 9월 11일 고성축협이 현대아산의 물품 발주 요청을 받고 처음으로 금강산 관광지구내 호텔에 청과물과 야채, 양념류 등 식자재 50종을 싣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납품했다. 총 1천7백개 품목에 월 5천만원, 연간 6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2007년 5월 17일 동해선 시험운행 
금강산관광을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도 한층 더 속도를 냈다. 2005년 9월 29일 금강산에서 열린 민속문화축전에서,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리충복 북한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이 남북 강원도 협력을 위한 합의서를 채택했다. 모두 7개 항목의 합의서에는 중국 쌍끌이 어선 공동대처방안 모색, 남북 강원도의 방문과 교류, 안변 연어부화장에 사료생산 설비 제공, 산림병해충 공동방제사업 추진 등이 포함되었다.
2007년 5월 17일 다시 한번 분단을 뛰어넘는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다. 동해선 시험운행 열차가 남북이 연결한 철도구간을 달려 57년 만에 군사분계선을 처음으로 넘어 운행됐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북한 금강산역을 출발한 북한 열차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12시 34분에 제진역에 도착했다. 이 열차에는 황병구 고성부군수와 최북단마을 명파리 주민대표 3명이 함께 탑승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지난 2002년 9월 공사를 시작한 동해선은 2004년 4월 17일 군사분계선을 건너는 선로가 복원되었으며, 2005년 12월 남북출입사무소인 제진역까지 완공되었다. 당초 시험운행은 2006년 5월 남북이 함께 개최할 계획했으나 1년 가까이 늦춰졌다.
이날 도착역인 제진역에는 동해선 유일의 생존 기관사인 강종구(86세, 현내면 대진리)씨가 나와서 북한측 기관사 로근찬씨와 짧은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다. 2007년 5월 21일자 <설악신문>에서는 제진역의 표정과 강종구씨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2007년 8월 9일 북한 청진항을 출발한 북한선적 대흥2호가 가리비 20톤을 싣고 속초항에 입항했다. 속초항에 북한선적의 선박이 처음으로 들어왔다. 속초항에는 북한화물선박이 2009년에 1백30척, 2010년 4월까지 1백45척이 입항했지만 2010년 5월 24일 천안함 사건 이후 지금까지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되고 말았다.
2018년 금강산관광 재개 합의했지만
2008년 7월 11일 발생한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다. 이 여파로 현내면을 비롯해 고성군 주민들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더구나 2010년 4월에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부동산을 동결 몰수조치하고 관광인력 철수를 통보했다. 당시 고성군은 금강산관광 1년 8개월 중단으로 고성군 내 휴업이나 폐업한 업소가 모두 1백50여곳이며 경제적 손실도 58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4년 7월 11일에는 현내면 명파리 주민 이종복(59세)씨가 고성군청 입구 도로변에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16년에는 고성지역에 대책위가 결성되어 피해대책을 요구하는 1만1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기관에 제출했다. 금강산관광 중단 8년째를 맞는 7월 11일에는 고성주민 3백여명이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피해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갖기도 했다.
2018년 다시 금강산관광 재개의 희망이 반짝였다. 2018년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정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합의했다. 아울러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는다”고 합의했다. 11월 18~19일에는 금강산에서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려 지역대표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이경일 고성군수가 금강산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때 고성주민들도 금강산관광 재개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12년째를 맞고 있는 2020년 7월, 지금도 여전히 금강산 가는 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07년 5월 17일 제진역에 도착한 열차를 북한측 기관사들이 정비하는 모습. 설악신문 2007년 5월 21일자 3면 게재.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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