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향도원산림힐링센터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도원1리 주민 9명으로 구성된 도원1리 향도원산림힐링센터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말에 더는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센터 위탁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론 내렸다. 현재 센터 입구에는 센터 운영위원회 명의의 운영 중단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향도원산림힐링센터는 2011년 행정안전부 지역특화사업 선정으로 국비·군비 25억원이 투입돼 조성된 향도원산림힐링마을의 핵심 사업으로 개설됐지만, 시설 미비와 운영의 어려움으로 다년간 도원1리 마을회에서 임대료를 부담하면서 방치된 상태였다. 그러다 작년 6월 도원1리 주민 8명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1,600만원의 운영기금을 출자해 고성군으로부터 센터 건물을 임차,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됐고,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센터 운영위가 임대료, 시설관리비 등을 계속 부담했다. 마을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 실제로는 마을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센터 운영위원들은 지난달 22일 군청을 찾아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군이 임대료 면제 등에 난색을 보이자 센터 운영위는 지난달 말 건물을 위탁받은 지 1년 만에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박종헌 향도원산림힐링센터 운영위원장은 “임대료는 1년에 250만원이라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마을 같은 시골에서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아 이마저도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료 외에 전기료, 인터넷 사용료 등 각종 공과금도 월 30만원 정도로 부담이 누적되다가 더는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 사업을 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고성군에 내는 임대료만 해결돼도 마을 사람들이 다년간 버티며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여건은 되는데 이렇게 된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이순심 센터 운영위원은 “센터 운영을 위해 집기도 직접 마련하는 등 여러 고생을 하며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돼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간 센터에서는 숲 해설, 숲 명상 등 마을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며, 스마트정신건강측정기, 체성분분석기, 전동안마기, 전동안마침대 등 건강보조기구 이용도 가능했다. 센터에는 부속 시설로 30명 규모의 세미나실, 찜질 황토방, 북카페, 곤충표본전시실 등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센터가 가진 여러 프로그램과 시설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이 미미했다. 여기에는 코로나 사태도 연관이 있었다. 센터 운영위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들어 3차례에 걸쳐 군의 지원을 요청했다. 군에 요청한 사항은 임대료 면제, 전기요금 지원, 카페•식당 등 수익사업 지원, 숙박시설 설치, 운영 인력 지원 등이다.
이에 대해 고성군 윤덕재 산림경영담당은 “현행 법상 대부료를 면제할 근거가 없고 전기료 등을 지원하려면 유사한 곳에 다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센터가 있는 곳은 보전지구라 카페•식당•숙박 등의 영업이 불가능하고 보전지구를 계획관리지구로 변경하려면 관련 기반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는 몇 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현재로선 시설 유지•개선 외에 센터 운영위원회가 바라는 사항들을 모두 지원하기가 어렵다. 현재 센터가 처한 문제는 군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등 관련 법의 개정이 있어야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향도원산림힐링센터의 운영 중단에 대해 도원리의 한 주민은 “주민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지은 시설들이 우리 지역에 여러 군데 있지만, 도학초등학교 앞 무릉도원권역 문화센터처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된 시설들이 적지 않아 씁쓸하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il.net
지난달 말 운영을 중단한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향도원산림힐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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