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수협이 청호동 항만부지에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를 건립하고 이전한 지 1년이 됐다.
이에 지난 21일 ‘보존’과 ‘철거’ 논란이 일고 있는 중앙동 구 수협 건물과 일대 항만부지를 찾았다. 주말 오후라 속초관광수산시장 맞은편 황소동상에서 D생선구이식당으로 연결되는 청초호반로는 관광객들로 제법 붐볐다. 갯배 선착장은 갯배를 타기 위한 사람들로 긴 줄이 만들어지는 등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여기서 바다 쪽으로 한 블록 안(중앙부두길)으로 들어가자 흉물스러운 구 수협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속초수협이 청호동으로 이전한 후 장기간 관리가 안 된 탓에 페인트가 벗겨진 건물 외벽은 습기로 곰팡이가 끼어 마치 불길에 그을린 듯 검게 변해 있었다. 건물 노후화로 일부 외벽은 떨어져 나가 건물 아래 주차된 차량들 사이로 떨어진 건물 잔재물이 보였다.
한 때 냉동공장에서 만든 얼음을 어선으로 운반했던 철제 운반시설들도 대부분 붉게 녹이 슨 채 방치돼 있었다. 구 수협 건물 앞 한 민간 냉동공장도 수협이 이전하면서 가동을 멈춘 듯 건물 입구에 각종 자재들이 널려 있고, 건물 시설물들 또한 파손된 채 방치되는 등 마치 폐가를 연상케 했다. 위판장에는 폐가구와 폐가전제품,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이날 구 수협 건물 일대에는 조업을 준비 중인 어업인과 낚시객들만 간혹 눈에 띄었다.
인근 상인은 “시는 이곳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주변 상권과 연계한 정책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이번 추경예산에서 구 수협 건물의 철거예산(5억원)이 확보됐다”며 “현재 관광과에서 속초관광지종합개발계획을 수립 중으로 용역결과가 나오면 시민보고회를 통해 처리방안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동 구 수협 건물은 수협이 이전한 후 근대산업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부족한 관광인프라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 왔다.
건물 외벽 페인트가 벗겨지고 곰팡이가 끼여 검게 변해 버린 중앙동 구 수협 건물과 인적이 거의 없는 거리 모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