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년 전 양양으로 귀농한 농부입니다. 여고 진학을 위해 떠났던 고향 양양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고, 연어가 제 태어난 양양남대천을 찾아와 생명을 다하듯 언젠가 꼭 돌아오려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돌아와 농부생활도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농사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어려움이 많아 계속해서 공부하고 앞서가는 농부들의 사례를 연구해서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직거래로 판로를 확보하고 들기름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중입니다.
농사를 짓기 전 새로운 작목, 유행 작목보다는 익숙한 품목, 이미 지역에서 오랫동안 해 왔기에 검증된 품목, 누구나 좋아하는 먹거리, 누구나 건강에 좋다고 믿는 먹거리는 안정적 판로가 있을 것으로 믿고 시작한 농사가 옥수수, 들깨 농사였습니다. 대신 같은 옥수수라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품종인 미흑찰옥수수를 선택하고 들깨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품종 개량한 다유 품종을 심어 차별화를 기했으며, 다양하게 재배하던 품목도 과감하게 줄여 주력작물에 더 집중해 소득을 올리려 노력했습니다.
양양은 산 좋고 물 맑고 깨끗한 공기가 있고 밤낮의 일교차와 38도선 동해바다의 미네랄 풍부한 해풍 덕에 모든 농산물이 달고 맛있고 품질이 좋아 양양 그 자체로 훌륭한 브랜드로서의 상품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양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은 믿고 드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품질 좋고 맛있는 농산물도 판로가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갈수록 온라인 판매 비중이 커지고 특히, 코로나 19 영향으로 앞으론 더욱 SNS를 통한 판매가 늘어날 것입니다.
귀농해서 처음 접한 교육이 양양군 농업인 e-비즈니스 교육이었고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 글쓰기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고정고객도 많이 늘었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주문하는 고객이 많아 농사짓는 농산물은 직거래로 제값 받고 판매하고 있으며, 거기에 더해 들깨 재배만으로는 소득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에 시작한 들기름 가공으로 연중 소득이 생기는 구조를 갖췄습니다.
청정 양양 고향으로 귀농해서 농부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부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로컬푸드 소비에 관심을 갖는 지역사회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속초·고성·양양 지역주민들이 우리 지역 농산물에 관심을 갖고 많이 구매해 주시길 바랍니다. 신토불이입니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양희
양양송이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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