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 간 가슴 졸이며 좁혀온 남북관계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 발표를 시작으로 16일에는 개성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기까지 했다. 한반도 전쟁설까지 거론됐던 남북관계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대표단 참가를 계기로 그해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냈고, 세 번째 정상회담에서는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해 한반도에 평화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하지만, 그렇게 쌓아온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다.
접경지역 고성군을 비롯해 설악권은 남북관계 악화로 지역사회의 불안감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지역의 숙원사업인 금강산관광 재개가 더욱 멀어지게 되어 아예 체념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에 군부대를 다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남북경협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길을 다시 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금강산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 하기로 약속했었다. 뿐만 아니라 연내 남북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금강산지역의 상설면회소 개소 등도 선언에 담았지만, 현재로서는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렇다고, 남북화해와 협력, 한반도 평화는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남북이 군사적 긴장 상태와 극한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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