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영령을 기리는 달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예부터 수없는 침략을 받아왔다. 20세기에는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기도 했다.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경 38선 여러 지역에서 북한의 공세로 시작돼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때까지 3년 1개월간 지속됐다. 인명 피해 500만명, 이산가족 1,000만명, 이재민 370만명, 전쟁 미망인 30만명, 참전 유엔군 193만8,000명 중 4만670명 전사라는 아픔을 남겼다.
그 전쟁 속에서도 강한 애국심으로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이토록 우리나라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게 응집된 결과다. 그러나 국민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한 정성스러운 예우와 현실적인 보상 및 지원을 통해 그분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드높이면서 국민의 존경과 감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때 국민의 애국심은 강화될 것이고 더욱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수많은 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덕분에 존재할 수 있었다. 이분들이 건강하고 영예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예우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오늘날 대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전몰자와 그 유족의 지원은 물론 그들의 자식이 성인이 될 때까지 모든 양육비를 국고로 지원한다.
보훈 제도의 기본 틀을 사회 변화와 국가 발전 방향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 또 국가 유공자의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 및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참전 군인과 제대 군인을 위한 지원시책을 더 확충해야 한다. 국가 보훈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조국을 사랑하고 지키겠다는 보훈 정신이 없으면 무기와 군인은 방향을 잃어버리고 만다. 국가 보훈 기능이 악화 돼 조국을 위해 기꺼이 충성하겠다는 애국심을 국민으로부터 이끌어 내지 못할 때 나라의 안보는 위협받는다. 강한 보훈 정신 뒤에는 강한 국가가 있다. 국가 보훈과 국가의 흥망성쇠는 정비례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 일수록 국가 보훈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보훈 문화는 결코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 자신부터 가까운 곳에서부터 쉬운 일을 실천해 나가는 자세다. 중요한 점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일이다. 이런 마음을 생활 속에서 표현해야 한다. 그 바탕 위에 ‘통합된 역사상’을 제대로 확립해 나갈 때다. 즉 대한민국이 6·25를 넘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 주류세력이 선택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노선이 오늘의 선진 민주공화국을 가능하게 했다는 대전제 아래서 포용과 화해가 가능하고 그 위에서만 통일로 접근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닦아 갈 수 있다.
올해 보훈의 달은 코로나 19로 인한 ‘생활 속 거리두기’로 현장 체험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기념행사의 간접 참여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SNS를 활용한 생활 밀착형 홍보 등 보훈의 의미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기념행사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국가가 전폭적으로 책임지는 보훈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균형 잡힌 국민 선양을 통해 희생과 공헌의 가치를 미래 세대로 재생산하여 국민 통합에 기여하고 살아계신 보훈 가족에게 마지막까지 최상의 예우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6월 호국 보훈의 달, 코로나 19로 충혼탑을 찾지 못하더라도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을 추모하며,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있게 해준 분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시간을 가져보자.
장세호
전 민주평통 강원도(속초시)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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