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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창간 30돌 축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등록날짜 [ 2020년05월25일 17시05분 ]

옛날옛적 복두장이가 살았어요
모자를 잘 만들어 온 나라에 알려졌지요
마침 임금님은 희귀한 병에 걸려 귀가 그만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어요
기다란 당나귀 귀가 창피해서 나랏일을 볼 수가 없었어요
당나귀 귀를 가진 임금을 누가 따르겠는가 걱정이 되었어요
 

복두장이를 불러 오거라
복두장이는 임금님 앞에 불려갔습니다
너는 나의 이 당나귀 귀가 안 보이도록 모자를 만들어라
그리고 절대 이 괴상한 귀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 비밀이 새나간다면 너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복두장이는 임금님의 당나귀 귀가 보이지 않도록
봉황의 날개처럼 멋들어진 왕관 모자를 만들어 바쳤지요
 

그리고 다음날 집에 돌아와 그만 앓아눕고 말았어요
생각만 해도 킥킥 웃음이 나왔지요
입이 간질거리고 하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행여 꿈속에서라도 비밀을 내뱉을까 잠을 편히 잘 수가 없었지요
입맛도 없어져 밥도 먹을 수 없어 몸이 날로 쇠약해져 죽을 것만 같았어요
 

복두장이는 어느 날 마을 뒷산 대숲으로 갔지요
사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배에 힘을 주고 외쳤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다음날부터 복두장이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일도 척척해내며 예전의 복두장이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그런데 일이 났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아무도 없는 대숲에서 소리가 나는 게 아닌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나라 안 사람들이 쑤군쑤군 숙덕숙덕 킥킥 하하 복장을 치며 웃었어요
철모르는 아이들은 골목마다 뛰어다니며 외쳤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올랐지요
그 바람에 모자 속에 감추어졌던 당나귀 귀가 모자 밖으로 비어져 나왔어요
신하들은 아연실색!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안절부절 나랏일을 볼 수가 없었지요
신하들은 입을 열면 웃음이 나올까 걱정을 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나랏일이 엉망이 되어갔지요
 

임금님은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어요
아항! 안 되겠다
임금님은 모자를 벗고 당나귀 귀를 팔랑거리며
시장거리 민심을 둘러 보았어요
신하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뒤를 따랐어요
온나라 백성들은 임금님의 당나귀 귀를 생각하며 하하 호호 
힘든 논밭 일을 척척해냈어요
아이들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히히힝 폴짝폴짝 춤을 추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온나라에 풍년가가 울려 퍼졌지요
 

바람처럼 대숲처럼
그리고 아이들처럼
살아온 30년, 살아갈 30년 설악이여
모두가 잘 사는 길 밑돌을 놓으며 영원하라

                                          * 전래동화에서 내용 차용함.
박종헌 시인
·설악신문 초대발행인
·강원작가회의 회원
·시집 <반복률> 외
·현, 설악신문 이사,
향도원산림힐링센터 운영위원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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