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기 위한 욕구로 난 지금 ‘휴식’을 선택했다. 일단 코끝의 숨을 의식하면서 들숨~ 날숨~ 들숨~ 날숨~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내 온 몸으로 그 숨을 확산시킨다. 들숨과 날숨을 조금씩 길게 쉬면서 몸을 이완하고 그 상태에서 ‘휴식’이라는 욕구를 떠올려 본다. 휴식~ 휴식~
휴식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는 어떨 때 진정한 휴식 속에 있게 될까? 나의 휴식 장소는? 내가 쉬는 대상은? 코로나로 인해 민감해진 나의 몸과 마음에게 휴식을 선물하기로 했다. 상담을 하는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 휴식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동안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져도 편안한 휴식을 갖지 못했었다. 일을 해야지만 열심히 사는 듯 했고 일을 하면서 휴식을 해야지 편안했다. 일이 휴식이었다. 그런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 선물은 참 소중했다. 매주 주말에 남편과 자연으로 아침 길을 떠난다. 그 자연은 산이 되기도 바다가 되기도 폭포가 있는 옛길이 되기도 한다. 길을 걸으며 시냇물 소리도 듣고 꽃도 나무도 바위도 풀도 야생화도 두더지도 산양도 오소리도 보인다. 자연은 매일 같은 곳을 가도 다르다. 걸어가는 방향만 바꾸어도 다르게 보인다. 자연에 함께 있으면 나는 어느새 자연이 되어있다. 자연에 몸을 맡기면 내 몸에도 마음에도 공간이 생겨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나의 휴식의 또 다른 대상은 가족이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네 식구는 8년 만에 같이 지내고 있다. 밥도 먹고 요가도 하고 산행도 하고 웃고 떠들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고….
가족과 함께하면 영랑호 호수의 잔잔한 평안이 느껴지며 깊숙한 휴식 속에 빠져들게 된다.
<6월 욕구단어 - 생각해 보세요>
▲1주 들리는 아름다움 - 자연의 소리, 아이들 장난치는 소리, 철로의 비브라토 등 ▲2주 보이는 아름다움 - 봄의 청량한 하늘, 노부부가 손잡고 산책하는 모습 등 ▲3주 주는 것 - 왜 주는 것이 욕구일까요? 주는 것의 의미? 주는 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주는 것을 실천해보기 등 ▲4주 소통 - 내 삶에서 소통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소통이 잘 될 때 어떤 상태가 되시나요? 누군가와 30분 소통해보기 등
배영란
속초YWCA 가정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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