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지난 1일부터 바다향기로 해안경계철책 구간에서 시행 중인 안보체험이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평상시에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해안경계철책에 자신의 소망을 담은 메시지 카드를 달 수 있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좋다.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오전 11시, 외옹치해수욕장 입구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앞에 흰색 탁자가 마련되자,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건네받은 마름모꼴의 메시지 카드에 소망을 적기 시작했다. 이어 관광객들은 바다향기로 산책로를 따라 외옹치해수욕장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안보체험구간으로 이동해 해안경계철책에 자신들의 소망이 담긴 메시지 카드를 달았다.
경기도 수원에서 놀러왔다는 40대의 한 남성은 “가족들의 소망이 담긴 메시지 카드를 경계철책에 달아 보니 옛날 군 생활 추억도 떠올라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소망 메시지 카드를 부착할 수 있는 해안경계철책 뒤로는 군부대 해안경계초소 시설물이 실제 위치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안보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 1일부터 바다향기로 안보철책구간 일원에서 메시지 카드 달기와 순찰돌 끼우기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메시지 카드 배부 시간은 매일 오전 11~12시, 오후 2~3시 2회이다.
‘메시지 카드 달기’는 원하는 메시지를 카드에 적어 철조망에 다는 체험이며, ‘순찰돌 끼우기’는 군인들이 철책 그물코에 돌을 끼워 철책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체험으로, 시가 국가안보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위해 마련했다.
외옹치 해안은 지난 1970년 고무보트를 이용한 무장공비 침투로 해안경계철책이 설치되면서 반세기 넘게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가 60여년 만인 지난 2018년 4월 개방됐다. 이런 역사적 상징성 때문인지 이날 해안경계철책에는 ‘통일·평화·백두산’이 적힌 소망 메시지에서부터 ‘우리 오빠 건강하게 제대하게 해주세요. 충성!!’, ‘우리 가족 대박나게 해주세요’ 등의 갖가지 소망이 담긴 메시지가 달렸다. 또 ‘속초여행 재미있어요. 마음을 담아 갈게요’ 등의 속초 여행을 마치는 아쉬움을 담은 소망도 있었다.
이광호 문화관광해설사는 “체험 첫날인 지난 1일에는 200여명의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등 호응이 매우 좋다”며 “이곳에 놀러와 무슨 소망을 담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기 좋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찾은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체험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6일 한 여성 관광객이 외옹치 바다향기로 해안경계철책에 소망카드를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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