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날, 속초시 장사동 진성폐차장 김재진(사진) 대표는 작년 4월 대형 산불의 악몽을 떠올렸다. 김 대표는 작년 산불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큰 피해를 봤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밤 산불이 속초 방향으로 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화재 진압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김 대표에게 22사단으로 가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밤 11시를 넘긴 시간에 살수장비와 물탱크를 차량에 싣고 부대로 들어가 다음날 새벽 2시 무렵 타지에서 온 소방인력에 자리를 내주기까지 탄약고에 물을 뿌리는 등 산불 대처에 최선을 다했다.
김 대표는 다음날 쏟아지는 졸음과 피곤함에 힘들었지만, 작년 화재 피해 이후 폐차장 복구를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과 이자를 생각하면 쉴 수가 없었다.
“작년 산불로 고통을 받다 보니 다른 이를 돕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었어요. 산불 진화에 불과 몇 시간 정도만 참여했을 뿐인데 이렇게 관심을 두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겸손하게 말하는 김 대표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가득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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