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4고성·속초 산불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1년여 만에 또다시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큰 불이 났다. 지난 1일 오후 8시 10분경 도원1리 민가에서 발생한 화재가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도원리를 중심으로 축구장 면적 120개에 달하는 산림 85ha를 태우고 다음날 오전 8시 주불이 진화됐다.
이번 화재의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도원1리 주택의 화목보일러에서 산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참여한 2차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앞으로 국과수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발화 원인과 발화 지점이 밝혀지겠지만,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해당 주택 주인도 경찰에서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화목보일러를 가동했고, 보일러실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아, 현재로서는 화목보일러가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화목보일러 화재 예방을 강조하고 있지만, 화목보일러에 의한 화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도내에서만 화목보일러 화재가 1년에 평균 6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화목보일러는 전기나 기름보일러에 비해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으나, 연료 특성상 불티가 많이 날려 늘 화재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자동온도조절장치가 없는 보일러의 경우에는 온도 조절이 쉽지 않아 보일러 및 연통 과열에 의한 복사열로 주변 가연물에 불이 옮겨 붙기 쉽다고 한다.
산림청이 화목보일러 설치 기준, 안전관리 방법 등의 지침을 마련해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자들이 잘 준수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소방당국의 당부대로 보일러 주변에 땔감 등 가연물을 놓지 말아야 하고, 연료를 넣고 난 후 투입구를 닫아 불티가 날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연통과 보일러 내부를 청소해 과열의 원인이 되는 타르를 제거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의 나무를 넣는 것도 삼가야 한다. 화목보일러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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