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병 외출이 지난달 24일부터 허용됨에 따라 간성읍 시가지에 군인들의 통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아직 체감할 정도로 군장병 고객이 많이 늘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7일 이내 확진자가 없는 지역은 일과시간 이후 군장병의 평일 외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주말 외출, 외박, 정기휴가, 면회는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주말 외출, 휴가 등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완화할 예정이다.
군장병들의 외출이 허용됨에 따라 고성 관내 시가지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삼삼오오 무리 지어 이동 중인 사병들과 주변 식당가를 찾은 군인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간성읍의 햄버거 가게, 치킨집, 고깃집, 분식집, 피자가게, 편의점, 커피숍 등에서 젊은 사병들의 모습을 적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27일에 찾은 한 피시방에서는 안쪽 자리에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을 정도로 많았다.
이날 만난 간성읍의 한 치킨 가게 사장은 “우리 가게는 매장이 작아서 손님을 받기가 힘든데 오늘 갑자기 군인들이 몇 팀씩 찾아와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꽃가게 주인은 “며칠 전부터 군인들이 꽃을 사가는 경우가 늘었다”고 밝혔다. 한 식당의 종업원은 “두 달 전부터 손님이 갑자기 줄었고 특히, 군인 방문객이 뚝 끊겨 평일 저녁과 주말에 가게가 한산했는데 오늘 갑자기 군인 손님들이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는 주인 눈치가 보여 일을 그만둘까 싶었다”면서 “가게에 있으면 군인들이 거리를 오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것만으로도 이제 경기가 회복될 것 같아 작은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가게 위치에 따라 상인들의 반응이 달랐다. 그리 크지 않은 간성읍 시가지에서도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이 군인들의 방문이 많은 편이었고 군청 앞 사거리를 지나서부터는 군인들의 모습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군청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몇 주 동안 매출이 예년의 10% 수준이었다”면서 “군인 외출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체감하기 힘들다”고 했다. 간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떨어져 있는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도 “군인들의 외출이 풀린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터미널 인근의 상가에서도 군인들이 늘지 않았다고 푸념하는 상인들이 여럿 있었다. 군인들이 많이 이용할 법한 밥버거 가게의 주인 역시 “군인 매출 증가가 크지 않다”고 했다. 한 피자집 주인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현재 군인들의 방문이 예전에 못 미치는데 앞으로 매장 고객 회복을 위해서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간성읍의 미용실과 중화요리점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간성시장의 한 식당 주인은 “군인들이 식사만 가능하고 술은 못 마신다고 해서 매출이 조금 늘었을 뿐”이라고 얘기했다.
간성시장 앞에 길게 차를 세워둔 택시기사들도 “군인 이용객이 며칠 동안 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택시 기사는 “군인들이 부대 버스를 이용해 외출을 나오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다”며 “군인들의 평일 외출이 가능해진 것만으로 택시기사들이 체감하기는 힘들고 주말 외출, 외박, 면회, 휴가가 풀려야 군인이나 면회객들이 택시를 이용할 것 같다”고 했다. 택시기사의 말을 입증하듯 간성시장 앞에 줄지어선 택시들은 장시간 정차돼 있었다.
지난주 군인들의 통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간성읍 시가지와는 달리 고성 다른 지역에서는 장병 외출 허용을 체감하는 이들이 적었다. 토성면 봉포해변과 천진해변의 상가에서는 편의점 같은 일부 가게에서 “최근 군인들의 방문이 약간 늘었다”고 할 뿐 군인 고객이 증가했다는 경우는 적었다.
거진읍 시가지에 줄 지어선 택시기사들은 “거진읍 시가지 인근의 부대들은 외출 시 상가가 밀집한 간성읍으로 가기에 평상시에도 거진읍에는 군인의 통행이 적었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거진읍에는 군장점이 없고 가게들도 대부분 오래돼 젊은 군인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지난달 29일 군장병들이 부대에서 외출을 나와 간성읍 시가지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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