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국제공항 배후지인 손양면 주민들이 공항 내 해양경찰의 헬기 배치 계획에 대해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반발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20일 오후 2시 손양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장영철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장과 해경 관계자들, 손양면이장협의회 회원 22명 등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5월 추진 예정인 해경 헬기의 양양국제공항 임시 배치 계획에 따른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해경은 현재 강릉항공대 계류장에 있는 해경 헬기 3대와 특수차 5대 등을 항공대 이전 및 확대 계획에 따라 양양국제공항에 임시 배치해 최대 5년간 계류장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특히, 지역주민들이 현재 의구심을 갖고 있는 영구적 계류는 절대 아니라며, 강릉항공대 이전 및 확대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최대 5년 후에는 다시 강릉항공대로 원대 복귀한다고 했다. 또 임무구역은 최북단 고성에서부터 최남단 포항까지며, 울릉도와 독도, 대화퇴 등에서 신속한 구조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찬호 손양면이장협의회장은 “국가임무라는 점을 주민들도 잘 알지만 양양국제공항 개항 이후 주민들은 훈련용 경비행기로 인해 현재까지 10년 이상 소음피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경비행기 소음문제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해군에 이어 해경까지 헬기를 배치하겠다는 것에 대해 우리 주민들은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손양면 주민들은 해경 헬기가 배치되면 훈련용 경비행기와 함께 주변 소음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대대 배치사업도 탄력을 받게 돼 민간 중심의 양양국제공항의 군사기지화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플라이강원이 지난해 취항 후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개점휴업 상태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거점공항으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해군과 해경의 군사기지화가 된다면, 민간 국제공항의 활성화에 큰 어려움이 예상돼,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해경은 해경헬기 임시 이전사업은 해군과 달리 당초 4대에서 3대로 줄여 그 수가 적고, 주변이 산지로 둘러싸여 소음도 여타 여객기보다 작을 것이라며, 시동 후 1분 이내에 해안마을 1곳을 신속하게 지나 기동비행에 나서는 만큼, 소음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매주 평균 5∼6회로 운항 최소화 △민간지역 최대한 우회 등 비행경로 조정 △충분한 고도 유지 △이·착륙 항로 변경 △기동비행 최적화 및 조정 등의 소음저감대책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정확한 소음측정도 없이 곧바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정확한 소음측정과 함께 실제 해경헬기로 기동비행 전 과정을 주민들에게 공개해 정말 설명회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
한편, 해군도 해경에 앞서 지난해 8월 손양면사무소에서 손양면이장협의회 등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동해안의 북한잠수함 대응작전을 위한 해상작전헬기 대대 배치사업 추진 구상을 밝히고 12대가 계류할 수 있는 주기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해군은 양양국제공항 인근지역에 675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8개 규모로 기지를 건설, 계류장과 격납고, 생활관, 숙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대가 배치되면 군인 230명과 가족 170명 등 400명의 인구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인력지원, 상생방안 마련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으나, 지역주민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강릉항공대 관계자가 손양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격납고 임시 이전 계획을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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