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 18세 이상자의 첫 투표라는 역사적인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고교 3년생들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되지만,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이번 선거에 대한 교육과 정보제공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교육부는 이미 2월에 두 차례에 걸쳐 4월 총선과 관련해 고교 만 18세 이상자 교육을 위한 공문을 각 시도 교육청에 하달했다.
이에 따라 속초양양교육지원청과 고성교육지원청에서는 관내 고교의 교감·담당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했지만, 정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문자메시지 발송 외에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체 교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 18세 이상자의 첫 투표마저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이번에 투표를 하게 된 고교생 몇 명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학생들의 투표에 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관내 한 고교생은 자신이 투표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도 선거 정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이 학생은 “학교를 통해 교육을 받지 못했다”며 “투표에서 누구를 찍을지,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선거 관련 문자메시지 수신 여부를 묻자 스마트폰을 한참 살피다가 “문자메시지는 며칠 전에 받았는데 이제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학원과 도서관을 오가며 벽보를 본 덕분에 출마자 일부의 성명을 알고 있었지만 “정책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다. 또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며 이번 선거에 대해 막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학생 역시 “이번 선거와 관련해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정당과 후보자는 이미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택의 이유에 대해선 조리 있는 답변을 들려주진 못했다.
관내 한 고등학교 교사는 “선거 교육 자료를 준비해 놨지만, 학교 현장에서 개학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관련 교육을 하지 못해 이쉽다”고 말했다. 관내 한 고교의 교장과 또 다른 학교의 교감은 이번에 처음인 만 18세 이상자들의 투표에 대한 언급 자체를 부담스러워 했다.
고성교육지원청 담당자는 “투표 전에 관련 교육이 온라인 등의 매체를 통해 한 번 더 보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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